재일 사회과학자 강상중 교수 저서 번역출간

재일 사회과학자 강상중 교수 저서 번역출간

김종면 기자 기자
입력 1997-08-12 00:00
수정 1997-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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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탈리즘의 담론’ 총체적 비판/일 시민사회파의 근대주의 논리적 반박/반년만에 4쇄발행… 일 지식인 사회 충격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 한국인 2세인 나는 학생시절부터 늘 한가지 질문을 던져왔다.그것은 왜 나의 조국은 식민지로 전락해 근대화의 낙오자로서 엄청난 희생을 강요받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재일 한국인 2세로 일본 사회과학계의 주목을 받고있는 도쿄대 강상중 교수(47)의 저서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이경덕 등 옮김,이산)가 번역돼 나왔다.조국의 식민지 지배역사를 해명하는 열쇠로서 근대화론을 집중 탐구하고 있는 이 책은 지난해 일본에서 간행돼 초판발행 6개월만에 4쇄를 펴낼만큼 지식인사회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 책은 전후 일본 사회과학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경제사가 오오츠카 히사오(대총구웅)의 ‘생산력론’으로 대표되는 일본 시민사회파의 근대주의 논리를 반박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나아가 푸코의 권력과 지식의 담론을 원용해 서구정신의 이성존중과 합리성을 해부한다.막스 베버에서정점을 이루는 서구의 이성과 합리주의에 바탕을 둔 근대화=서구화라는 도식은 결코 보편적인 가치가 될 수 없다는게 지은이의 결론이다.

강교수는 이 책에서 팔레스타인 출신의 문학비평가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비판을 받아들여 서양­동양,남성­여성,식민지­피지배지,다수집단­소수집단 등의 이항대립적인 세계사적 현상을 분석한다.재일 한국인 2세라는 자신의 특수한 위치를 자각하고 있는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이른바 ‘일본적 오리엔탈리즘’의 실체까지 낱낱이 해부한다.일본 제국주의의 정신적 기초를 이루는 식민정책학자들의 정신세계가 일본 제국주의와 천황제의 발현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이 책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일본문화를 비판하는 가운데 한국문화론적인 문화전략의 역기능을 지적한 대목.강교수는 “일본문화론이 타자로서 미국 혹은 구미를 의식하면서 일본사회특수론으로 나아가고 있듯이 한국문화론 역시 타자로서 일본을 의식하며 한국사회특수론으로 나아갈 위험성이 있다”고 말한다.다시말해 미일관계와 한일관계의 구조는 문화본질주의적인 ‘반발과 모방의 구조’로서 유사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한편 강교수는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은 근대화론이나 오리엔탈리즘을 교묘히 탈색시키고 변형시킨 주장에 불과하다는 비판적 견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김종면 기자>
1997-08-1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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