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 경연대회(외언내언)

사투리 경연대회(외언내언)

임영숙 기자 기자
입력 1997-08-11 00:00
수정 1997-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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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랑 시인은 전라도 사투리를 시어로 사용했다.〈‘오­매 단풍 들것네’/장광에 골붙은 감닢 날러오아/누이는 놀란듯이 치어다 보며/‘오­매 단풍 들겄네’…〉(‘오­매 단풍 들것네’중에서).서정주 시인에 이르면 전라도 사투리는 더이상 사투리가 아니라 찬란한 시적 자산이 된다.

박목월 시인은 경상도 사투리로 시를 썼다.〈뭐락카노,저편 강기슭에서/니 뭐락카노,바람에 불려서/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에서/…/뭐락카노 뭐락카노…〉(‘경상도 가랑잎’중에서).박재삼 시인도 경상도 사투리를 문학적인 언어로 갈고 닦았다.

김광협 시인은 제주도 사투리로만 쓴 시집을 내놓기도 했고 소설가 이문구씨는 작품속 등장인물의 대화뿐만 아니라 지문에도 충청도 사투리를 사용한다.이씨는 “우리말의 어휘가 갈수록 줄어들고 단순화 해서 행정용어나 관료용어처럼 돼 간다”고 말한다.

우리말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시인과 작가의 책임이다.이들의 사투리 사용은 사투리가 표준말의 반대 개념이 아니라 한정된 표준어의 어휘와 용례를 보완해주는 언어의 보물창고 임을 일깨워 준다.

학술원이 지난 87년 발간한 ‘한국언어지도집’에 따르면 ‘여우(호)’의 사투리가 28개나 된다.‘여위’‘여웨’(황해도 북부),‘예끼’(함경북도 길주),‘영이’(함경남도 함흥),‘여시’‘여수’‘예수’‘야수’(영·호남)‘영쾡이’(황해도 은율·안악) 등.새우의 사투리도 ‘새비’‘세비’(영·호남)‘새베이’‘세베랭이’‘새빙게’‘새갱이’‘새옹개’‘새강지’(충북·충남)‘징검새’(경북 문경) 등 19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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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사투리가 사라지고 있다.언어의 질량이 삶의 질과 내용을 규정한다고 언어학자들은 말하는데 우리의 삶이 그만큼 좁은 세계로 오므라 들고 있는 것이다.그런점에서 서울 강서구(구청장 유영)의 ‘팔도 사투리 경연대회’(27일 예선,31일 본선)는 의미있는 행사다.강서구민들 뿐만 아니라 서울시민 모두의 관심이 될만 하다.서울시민의 80%이상이 시골출신임에도 그들 역시 자신의 사투리를 잊어가고 있으니까.<임영숙 논설위원>
1997-08-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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