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 어린이사고 급증

폭염속 어린이사고 급증

입력 1997-08-02 00:00
수정 1997-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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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19신고 36% 늘어… 골목길 윤화는 4배/더위에 어른들 짜증운전·관심소홀 경계

찜통 더위가 10여일째 계속되면서 어린이 안전사고가 크게 늘고 있다.

1일 서울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7월 한달 동안 119에 신고된 10세 미만 어린이의 안전사고는 모두 199건.지난 해 같은 기간의 126건 보다 36.7%나 증가한 수치다.특히 골목길 교통사고는 5건에서 20건으로 4배나 늘었다.

전체 어린이 사고의 절반 정도가 여름철에 발생하지만 특히 올해 더 많은 것은 계속되는 무더위 탓이다.

어린이들의 활동이 많아지는 여름철에는 물놀이 사고와 골목길 교통사고,엘리베이터 정전 사고,미아 사고 등이 크게 늘어난다.특히 낮 12시부터 하오 3시에 집중돼 전체 사고의 47.4%나 된다.

지난달 21일 하오 1시쯤 서울 송파구 가락동 일부 지역에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정전 사고가 발생,H아파트 단지 내 엘리베이터가 멈춰섰다.주민들은 엘리베이터 안에 이모양(7)과 최모양(5)등 어린이만 타고 있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119 구조대에 연락해 3시간만에 구조했다.이들은부모들이 무더운 날씨 탓에 아파트 문을 열어 둔 틈을 타 엘리베이터를 타고 놀다 갇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9일 하오 7시쯤 서울 도봉구 쌍문동 K아파트 앞 골목길에서도 친구들과 놀던 김모군(7)이 조모씨(35·여)가 몰던 승용차에 치어 크게 다쳤다.더위 때문에 저녁 시간까지 집에 들어가지 않고 골목길에서 놀다 사고를 당한 것이다.소방본부 관계자는 “덥고 짜증이 나기 쉬운 날씨 탓에 운전 중 졸거나 난폭 운전을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연일 찌는 더위 때문에 부모는 무신경해지고 아이들은 집 밖에서만 놀려고 하면서 어린이사고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김경운 기자>
1997-08-0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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