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포기병/정규만 경희대 한의대 교수(전문의 건강칼럼)

치료포기병/정규만 경희대 한의대 교수(전문의 건강칼럼)

정규만 기자 기자
입력 1997-06-14 00:00
수정 1997-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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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자 한마디에 포기하는 것도 「불치병」/양·한방 장단점 보완 꾸준한 치료 바람직

일단 몸이 아프면 한방으로 가야 하나,양방으로 가야 하나 고민하다가 양방을 먼저 찾는 경우가 많다.

각종 검사를 하고,치료를 할 만큼 해도 만족스럽지 않으면 이 병원,저 병원을 쇼핑하듯이 두루 돌아다닌다.

오죽 답답하면 그럴까마는 우선 한방의 장단점,양방의 장단점을 잘 이해하여 결정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양방의 허점은 한방이,한방의 허점은 양방이 메꿔 주면 이상적인 것이다. 한의학도 양의학도 다 같이 완벽한 의학이 아니고 한계가 분명히 있다.

먼저 한방치료해서 만족스럽지 못하면 양방치료해 보고 양방치료가 안되면 한방으로 치료해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한방도 양방도 신앙이 아니다.어떤 질환의 최고 권위자가 이 질환은 더 치료가 되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고 해서 아예 모든 치료를 포기하는 사람도 상당수 있는데 지혜롭지 못하다.

포기해서는 안되는 질환을 포기하니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치료 가능성이 다분히 있는 환자나 보호자가질병치료를 포기하는 것은 「치료 포기병」이라는 불치병에 끼워 넣어야 한다.

「사기」열전에서 편작은 불치병으로 의사의 말을 안 듣는 것,신체보다 돈을 더 중히 여기는 것,의식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음양의 조화를 잃는 것,신체가 쇠잔하여 약발이 잘 듣지도 않고 복용도 불가한 상태,의사를 믿지 않는 것 등을 꼽았다.

축농증이나 비염 환자들이 한약을 먹는 중에 감기에 걸려서 양약을 썼더니 예전보다 훨씬 약발이 잘 받아 7일 정도 가던 것이 2∼3일이면 깨끗이 낫고 가볍게 지나가며 감기 걸리는 횟수도 적어졌다는 얘기를 심심치 않게 한다.

약발이 잘 안받으면 몸이 더욱 쇠약해질 것이고 병은 길어진다고 보면 될 것이다.치료를 포기할수록 약발은 안 받는다.포기하지 말고 끈기와 인내를 가지고 문을 두드려 보아야 문이 열린다.
1997-06-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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