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대비 「몸집 키우기」/5대재벌 생보진출 허용 의미와 전망

개방대비 「몸집 키우기」/5대재벌 생보진출 허용 의미와 전망

오승호 기자 기자
입력 1997-02-19 00:00
수정 1997-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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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 가속… 대대적 판도변화 불가피/자금집중 막기 위한 감독기능강화 필요

보험산업에 「빅뱅」이 다가오고 있다.

정부의 보험산업 신규진입제도 개선방안의 핵은 지난 89년 이후 경제력 집중억제 차원에서 금지해 온 5대 재벌의 생명보험업 진출을 전면 허용키로 한 점이다.5대 재벌의 생보사 진출을 허용키로 한 것은 이미 생보사를 지닌 삼성그룹과의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고 대외시장개방에 대비,자금력있는 재벌그룹을 통해 취약한 생보사의 몸집을 키워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외국인에게는 시장 문을 열면서 내국인에게는 진입장벽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에따라 보험업계의 대대적인 판도변화가 예고된다.현재도 경영난을 겪고 있는 신설사들은 5대재벌의 참여로 경영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88년이후 생겨난 신설 생보사들중 지급여력이 부족한 지방사들 위주로 인수·합병이 가속화돼 생보업계의 새틀짜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현재 33개인 생보사는 2∼3년내에 20여개로 줄어들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현대는 조만간 신설사인 한국생명을 「현대생명」으로 간판을 바꿔달 것으로 예상된다.한국생명은 최대주주 김성두씨가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과 사돈관계이고 현대가 그동안 한국생명의 경영에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위장계열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됐었다.

LG는 호남정유 구두회 회장이 국민생명 김중민 부회장의 장인이고 부산 상공인이 주축이 된 한성생명에도 간접적으로 손을 뻗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대우도 간접 투자방식으로 삼신올스테이트생명과 관계를 맺고 있고 여신관리상 5대 재벌이 아닌 선경은 이미 합법적으로 중앙생명의 지분을 갖고 있지만 지분율을 50%이상으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부실한 신설사들에 대한 인수·합병을 통해 전국적인 영업망을 구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특히 그룹 계열사가 아닌 생보사와 지역상공인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지방 생보사들이 주요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또 재벌들 특유의 공격적인 경영은 삼성과 대한·교보생명등 기존의 생보업계 「빅3」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이들 3사는 지난해부터 이에 대비,영업구조 개편 인력확충 및 관리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5대 재벌의 생보업계 진출허용은 그렇지 않아도 집중돼있던 재벌들에 대한 자금지원이 더욱 심화돼 재벌의 「사금고」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 감독기능이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에 이어 보험산업에 대한 산업자본의 참여가 완전 허용됐다.그러나 아직 은행의 산업자본 허용 여부는 미결과제로 남아 있다.이에 대한 정부 및 금융개혁위원회의 처리방안이 주목된다.<오승호·김균미 기자>
1997-02-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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