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과상자에 「검은 돈」/한보 특혜의혹 수사 이모저모

또 사과상자에 「검은 돈」/한보 특혜의혹 수사 이모저모

입력 1997-02-06 00:00
수정 1997-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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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 한상자 2억씩 담아 두행장에 전달/검찰 “언론 치고나가면 수사 힘들다” 토로

한보특혜대출 외압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한국당 홍인길의원과 국민회의 권노갑 의원이 정태수 총회장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총회장은 신광식 제일은행장과 우찬목 조흥은행장에게 대출커미션을 건넬때 현금이 든 사과상자를 이용한 것으로 밝혀져 93년 금융실명제이후 「현금상자」의 활용이 늘어났음을 다시 한번 입증.

「현금상자」는 지난해 1월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 수사당시 신한국당 김석원 의원이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변칙실명전환을 부탁받은 61억원을 25개 사과상자에 넣어 쌍용 창고에 보관해오다 적발된 것이 첫 사례.

검찰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사과상자는 가로 51㎝,세로 36㎝,높이 27㎝ 크기로 2억원을 거뜬히 담을수 있다』고 설명.

검찰은 신은행장 등이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자 신씨의 부인과 우은행장 운전기사를 소환해 각각 정총회장으로부터 현금 2억원을 넣은 사과상자를 자신의 집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

○…최병국 중수부장은 일부 언론이 정총회장이 「국민회의 권노갑 의원과 신한국당 홍인길 의원에게 거액의 자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확인되지 않았다』고 부인.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사안을 언론이 먼저 치고나가면 정말 수사하기 힘들다』면서 『우리는 범죄구성요건에 적합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해 홍·권의원에 대한 수사가 상당부분 진척됐음을 시사.

○…검찰의 한 관계자는 『올해 설연휴도 정태수씨 때문에 망쳤다』며 『정씨는 검찰의 설을 잡아먹는 귀신 같다』고 볼멘소리.검찰은 지난 91년에도 한보그룹의 수서사건으로 설연휴중 하루만 쉬었다.검찰은 이번에도 설날인 8일만 빼고는 수사를 계속할 방침.<박홍기·김상연 기자>
1997-02-0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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