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식량난 근본대책을(사설)

북한은 식량난 근본대책을(사설)

입력 1997-02-05 00:00
수정 1997-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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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례적으로 「큰물피해대책위원회」 담화를 통해 구체적 수치를 곁들여 식량사정이 심각한 상태에 있음을 공표해 주목된다.이 담화는 1년간 필요한 식량은 4백82만t이나 96년말 현재 재고가 한달치도 못되는 24만6천t뿐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한편으로는 오는 16일의 김정일 생일잔치를 위해 외화 수억달러를 쓰면서 제 백성을 먹여살리지조차 못하는 무능을 자인하는 식량난실태를 공개한 진의는 분명치 않다.어려움이 다소 과장된 점,국제적 식량지원에 감사하는 표현이 담긴 점 등으로 미루어 최근 4자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식량 50만t의 국제지원을 용이하게 만드는 명분제공의 인상이 짙다.아울러 식량지원문제에 관한 한·미간 이견이나 한국내 강경·온건론 사이의 갈등을 확산시키려는 전술적 「식량카드」가 아닌지도 의심스럽다.

북한은 김정일 생일행사에 사용할 수억달러중 일부만 돌려도 식량난의 고비를 넘길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또 담화대로라면 북한은 이미 2주 가까이 식량이 완전 바닥난 상태일텐데 전문가들은 그런 징후는 보이지않는다고 밝힌다.때문에 북한의 식량난은 인정할 수 있지만 그 심각한 정도나 지원호소의 진실성은 믿기 어렵다.

비단 수해가 아니더라도 북한은 식량사정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비효율적 협동농장 체제와 김일성교시에 따른 다락밭 개간 등 주체농법으로는 식량자급도를 50%이상으로 높일 수가 없다.경제사정 악화로 공장가동률이 떨어져 농약과 비료·농기계생산이 중단되다시피 한 상태여서 배급량을 최대한 줄여도 해마다 2백만t이상의 양곡을 수입해야만 하는 형편이다.

식량지원 요청 등 단기처방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다.따라서 비료·농약·농기계지원등의 중기대책과 남북한합작 비료·농기계공장건설 및 선진농업기술 제공 등 장기적 해결책이 모색되어야 한다.북한은 잔머리 굴리지 말고 근본처방논의가 가능한 대화에 즉각 나서야 한다.

1997-02-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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