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한보/깊고 깊은 자금커넥션

제일은·한보/깊고 깊은 자금커넥션

곽태헌 기자 기자
입력 1997-02-01 00:00
수정 1997-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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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은,신한종금주 한보에 매각시도 확인/순이익 확대·자금줄 확보 이해타산 얽혀

제일은행이 지난해 말 보유중인 신한종합금융 주식을 한보그룹에 처분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나 제일은행과 한보와의 자금 커넥션에 관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제일은행의 설명과는 달리 제일은행이 먼저 한보에 이를 제의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는 탓이다.

제일은행은 지난해 11월22일 이강호씨와 김갑수씨 등 2명에게 신한종금 주식 1백4만1천219주(지분율 15.3%)를 3백85억2천5백만원에 처분하는 계약을 맺었다.당시 신한종금 시가에 주당 1만9천원의 프리미엄을 얹은 수준이다.

계약이 이뤄지자 한보그룹이 배후세력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이강호씨의 주소가 한보그룹이 소유한 대지로 돼 있었던데다 자금난이 심했던 한보그룹이 종금사를 자금 파이프라인으로 삼을 이점이 있다는 분석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계약은 최종순간에 깨졌다.이강호씨와 김갑수씨가 계약금만 38억5천만원 날린채 지난해 말 잔금을 치르지 않은 탓이다.한보그룹이 잡음과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포기했다는 설이 많았다.

설은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이강호씨는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의 두번째 부인인 고 이수정씨의 조카로 알려졌다.그는 정총회장의 구로 2동 자택 관리인이며 한보그룹의 위장계열사 의혹을 받는 대한토건과 두용개발의 대주주다.

제일은행과 한보그룹이 신한종금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던 것은 양쪽 모두 이해가 맞아 떨어진 탓이다.제일은행은 순이익을 높일수 있었다.매매가가 장부가보다 2백57억원 많아 계약이 정상적으로 됐으면 이 정도는 업무이익으로 편입되고 세금을 뺀 1백80억원의 순이익이 느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제일은행이 이자,수수료,주식매매 등에서 벌어들인 업무이익은 4천4백34억원으로 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은행 등 5대 시중은행중 2위였다.장사는 잘했지만 순이익은 62억원으로 적었다.부도난 우성건설 때문에 이자를 제대로 받지않아 손해를 보고 충당금은 쌓아야 하는 2중고로 6백여억원의 순이익이 줄어든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 제일은행은 신한종금 주식을 처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보그룹은 제 1대주주를 노리고 신한종금 주식을 매입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제 1대주주가 되면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시설자금이나 운영자금을 위해 자금을 쓰는게 쉽기 때문이다.<곽태헌 기자>
1997-02-0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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