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록파 시인이자 당대의 주성으로 꼽힌 조지훈(1920∼1968)은 술을 마시는 격조와 스타일,주량등을 따져서 술꾼을 9단으로 분류했다.
그에 따르면 술을 취미로 마시는 애주의 경지는 주도 1단,술의 미에 반한 기주의 경지는 주객 2단,술의 진경을 체득한 탐주의 경지는 주호 3단,주도를 수련하는 폭주의 경지는 주광 4단,주도 삼매에 든 장주의 경지는 주선 5단,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석주의 경지는 주현 6단,마셔도 그만 안마셔도 그만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낙주의 경지는 주성 7단,술을 보고 즐거워 하되 이미 마실 수 없는 관주의 경지는 주종 8단,술로 인해 다른 술세상으로 떠나게 된 폐주가 마지막 9단이다.
한 술좌석에서 조시인은 그가 4단으로밖에 인정하지 않은 후배시인 김관식(1934∼1970)이 행패를 부리자 따귀 한대로 기강을 잡았다.김시인도 비록 주광이었지만 유단자답게 다소곳이 주성의 질책을 받았다는 일화가 전한다.
조시인이 술취한 오늘의 세밑풍경을 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궁금하다.망년회를 빙자하여 인사불성으로 술을 마시고 토하고 싸우고 쓰러지는 사람들에게 그는 자신의 주도 단수를 적용하는 것도 불쾌하게 여길듯 싶다.불경기에 명예퇴직의 삭풍까지 겹쳐 올 세밑이 유난히 춥다고 하지만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데는 한계가 있는 법.언제부터인가 무의미한 관습으로 굳어진,망년회라는 이름의 세밑 술 터널은 그 터널에 들어간 사람을 깜깜한 공허의 블랙홀로 이끌 뿐이다.
그 블랙홀속에는 고등학교 입학시험 1백일전에 술을 마시는 해괴한 「백일주」풍습을 지닌 중학생도 빠져 있고 음주인구가 44.6%(통계청 집계)에 이른다는 여성도 빠져있다.결국 여고생의 과음으로 인한 사망소식 까지 들려 온다.안타까운 일이다.<임영숙 논설위원>
그에 따르면 술을 취미로 마시는 애주의 경지는 주도 1단,술의 미에 반한 기주의 경지는 주객 2단,술의 진경을 체득한 탐주의 경지는 주호 3단,주도를 수련하는 폭주의 경지는 주광 4단,주도 삼매에 든 장주의 경지는 주선 5단,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석주의 경지는 주현 6단,마셔도 그만 안마셔도 그만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낙주의 경지는 주성 7단,술을 보고 즐거워 하되 이미 마실 수 없는 관주의 경지는 주종 8단,술로 인해 다른 술세상으로 떠나게 된 폐주가 마지막 9단이다.
한 술좌석에서 조시인은 그가 4단으로밖에 인정하지 않은 후배시인 김관식(1934∼1970)이 행패를 부리자 따귀 한대로 기강을 잡았다.김시인도 비록 주광이었지만 유단자답게 다소곳이 주성의 질책을 받았다는 일화가 전한다.
조시인이 술취한 오늘의 세밑풍경을 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궁금하다.망년회를 빙자하여 인사불성으로 술을 마시고 토하고 싸우고 쓰러지는 사람들에게 그는 자신의 주도 단수를 적용하는 것도 불쾌하게 여길듯 싶다.불경기에 명예퇴직의 삭풍까지 겹쳐 올 세밑이 유난히 춥다고 하지만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데는 한계가 있는 법.언제부터인가 무의미한 관습으로 굳어진,망년회라는 이름의 세밑 술 터널은 그 터널에 들어간 사람을 깜깜한 공허의 블랙홀로 이끌 뿐이다.
그 블랙홀속에는 고등학교 입학시험 1백일전에 술을 마시는 해괴한 「백일주」풍습을 지닌 중학생도 빠져 있고 음주인구가 44.6%(통계청 집계)에 이른다는 여성도 빠져있다.결국 여고생의 과음으로 인한 사망소식 까지 들려 온다.안타까운 일이다.<임영숙 논설위원>
1996-12-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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