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돕기 신중해야(사설)

조선족돕기 신중해야(사설)

입력 1996-12-25 00:00
수정 1996-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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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당국이 23일 중국 동북3성에서 조선족 사기피해 조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우리민족 서로돕기 운동본부」 산하단체에 조사활동을 즉각 중단토록 요청하고 피해사례접수창구 역할을 하던「흑룡강 신문」등 현지의 조선족 신문사에도 접수활동을 즉시 중단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특히 이들 지역에서 선교활동을 벌이던 한국인 선교사 4∼5명이 불법종교활동혐의로 중국당국에 체포돼 1주일씩 구류생활을 하고 풀려난 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심히 우려할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우리는 조사활동을 동포애 차원에서 하고 있으나 중국은 안보차원에서 보고 있다.「국가분열 활동」으로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중국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인의 이런 행동은 명백한 내정간섭이요 불법행위인 것이다.

우리는 중국이 우리와 엄연히 다른 사회주의 국가요 조선족은 한국민이 아니라 중국의 공민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중국은 티베트 분리문제도 있고 해서 소수민족문제에 특별히 민감한 나라다.

자칫하면 우리가 무심히 하는 일이 양국간에 외교문제를 야기할 소지도 안고 있다.지난해 북경을 방문했던 당시의 이홍구 총리에게 중국의 이붕 총리가 한국민의 무분별한 조선족 접근을 경고한 바 있고 이붕총리는 그후 서울에 와서도 이 문제를 정중하게 상기시킨바 있다.이런 문제들로 해서 중국은 우리가 요청하고 있는 상해 심양등지의 총영사관 설치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핏줄을 나눈 동포를 돕는 일이 나쁠 것은 없는 일이다.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중국의 법과 질서,그들의 사회관행에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

자칫하면 조선족을 돕자는 일이 조선족의 입지를 오히려 좁혀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일이다.우리가 바라는 것은 중국의 조선족이나 해외에 나가 살고 있는 우리 동포가 현지 국민으로 그곳에 잘 적응해 사는 것이지 한국민으로 복귀시키는 일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1996-12-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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