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학생,통합교과형·시사문제 출제에 “당혹”

교사·학생,통합교과형·시사문제 출제에 “당혹”

김태균 기자 기자
입력 1996-11-17 00:00
수정 1996-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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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못따라 가겠다”/교사­“현수업장식으론 적응 못한다” 지도 고심/학생­“많은 친구 유명학원 재수 고려” 학교 불신

「우리의 학교교육이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따라갈 수 있을까」

이번 수능시험에서 통합교과형 문제,시사성 문제,지능검사형 문제 등이 대폭 출제된 것을 계기로 현재의 학교 교육이 이에 적합한가에 대한 의문이 일선 교사들과 학생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수업편성이나 수업방식,보충수업,자율학습 등 모든 것이 과거 과목별로 시험을 치르던 학력고사 때와 똑같아 여러 과목의 개념과 원리를 연결시켜 가르치는 통합 교과수업은 거의 불가능하다.

또 보충수업·자율학습 등으로 학교에 밤 늦게까지 남아있어 다양한 책을 읽거나 매일 신문을 보는 일도 쉽지 않다.

하지만 수능시험은 그런 것들을 분명히 요구하고 있다.

내신 반영률이 극히 미미해진데다 대학별 본고사가 폐지돼 당락을 결정하는 요소가 사실상 수능시험밖에 없다는 것도 당혹감을 더욱 부추긴다.

교사들은 자신의 과목밖에 잘 몰라 통합교과적인 수업을 받고 싶어하는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고심하고있다.이 때문에 학생들은 학교수업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팽배해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오히려 학교교육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많다고 걱정한다.

서울 중대부고 박래창 진학주임교사(58)는 『보충수업,자율학습 등 모든 것이 과거 학력고사 때와 똑같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학생들이 어떻게 많은 책을 읽고 시사문제에도 관심을 가질 시간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내년에 수능시험을 보게될 2학년을 맡고 있는 서울 용문고 남일현 교사(33)는 『학생들이 내신보다는 수능에 훨씬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학생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한 통합적인 교과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수험생 양성경군(18·서울고 3년)은 『통합교과 문제에 대한 질문을 하면 선생님들은 자신의 분야만 말해주고 다른 분야는 명쾌한 설명을 못한다』며 『벌써부터 통합교과 문제를 잘 설명해주는 유명학원에서 재수를 할 생각을 갖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대 사회교육과 손봉호 교수는 『아직 통합교과적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아 학생 스스로 알아서 대처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대학 시험제도가 바뀌어야 고교교육이 바뀌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바람직스런 통합교과적 교육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교수는 또 『이를 위해서는 학과통합 등 대학 사범교육 제도의 개선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김태균·이지운·강충식 기자>
1996-11-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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