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업종」 수도권유치 혜택 더많게…(정책기류)

「첨단업종」 수도권유치 혜택 더많게…(정책기류)

박희준 기자 기자
입력 1996-10-28 00:00
수정 1996-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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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신·증설면적 현 25%서 50%로 확대 추진/업체들 부지매입 따른 「부작용」은 공동 조율

요즘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경쟁력 향상이다.수출부진에 따른 무역적자의 근인이 우리산업의 경쟁력 저하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10·9대책(경쟁력 10% 이상 높이기)은 그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규제는 풀고 투자는 촉진시켜 경쟁력을 대폭 향상시키자는 게 골자다.그러나 부처간 조율이 제대로 안돼 3주가 지나도록 가시화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다.특히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이 수도권내 입지규제 완화다.

정부는 그간 수도권 인구억제 정책의 일환으로 대기업공장의 수도권 입지를 엄격히 규제해왔다.때문에 수도권 입지가 불가피한 미래·첨단산업이 해외로 이전,산업공동화가 초래되고 이들 산업의 국제경쟁력이 저하되는 부작용이 생겼다.정부는 수도권 전지역에서 대기업 공장의 신·증설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되 성장관리지역에서 10개 첨단업종에 한해 공장면적의 25%내에서 증설을 허용,약간의 숨통을 터준 것도 사실이지만 대기업의 토지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따라서 이번 대책에서 정부는 첨단업종에 대한 수도권 입지규제를 대폭 완화,공장증설범위를 기존면적의 25%에서 50%로 확대하고 대기업이 기존 공장부지내에서 미래·첨단업종으로 전환하고자 할 경우에도 같은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공업배치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령 개정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아직껏 의견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건설교통부의 수도권 인구집중 억제시책과 통상산업부의 기업 용지난 해소시책이 평행성을 그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먼저 건교부안을 보자.건교부는 수도권내 대기업의 공장면적 증설범위를 현면적의 25%에서 50%로 확대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다.다만 조건을 붙인다.공장부지는 연접 즉 붙어있는 경우에만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또 첨단업종으로의 전환도 기존 공장의 지방이전 경우에만 허용하자는 입장이다.대기업의 공장부지 매입에 따른 지가상승과 도시과밀화 등의 부작용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건교부 관계자는 『업계의 요구대로 공장 신·증설 허용폭을 확대할 경우 기존의 수도권 정책자체가 흔들릴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업계는 아무리 정책을 느슨하게 해줘도 모자란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그들이 불만스러워 하더라도 주장을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통상산업부는 펄쩍 뛴다.통산부 관계자는 『입지규제 완화에 조건을 단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맞선다.공장부지에 맞닿은 토지를 매입하는 일이 그다지 쉽지 않을 뿐더러 토지매입에 나설경우 주민들이 높은 보상가를 요구해 기업은 오히려 막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수도권 내에 일정범위의 공장증설을 허용하는 경우 증설 공장을 기존공장과 연접한 위치에 둘 것인지 아니면 수도권 내의 새로운 입지를 택할 것이지에 대한 판단은 기업에 맡겨야지 정부가 간여할 사안이 아닙니다』 그는 아남전자처럼 제땅을 가지고서도 기존입지와 연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장을 못짓는다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못박는다.

구로공단이 중소기업만의 공단에 그쳐,사양화의 길로 접어든 것도 따지고 보면 「규모의 제한」이 작용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지방이전을 강요하는 한 경쟁력 상실과 사양화는 불가피하다는 논리다.공장의 지방이전이나 휴·폐업은 기업이 결정할 문제이지 정부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게 통산부 입장이다.

쟁점중의 다른 하나는 첨단업종의 정의다.통산부는 ▲컴퓨터 ▲전자변성기 ▲반도체 ▲축전기 ▲유선통신 ▲무선통신 ▲영상음향기기 ▲전자집적회로 ▲사진 및 광학기기 ▲자동차 등 당초 10개를 그대로 하자는 입장이고 건교부는 다소 축소돼야 한다고 반론을 펴고 있다.현재로선 양자간 견해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쉽게 결말이 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입지규제 완화는 일부의 우려대로 수도권정책의 혼란과 토지가 앙등,지방공단 기피현상 심화 등의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그러나 수도권내에 있어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업에게 공장증설을 미끼로 지방이전을 「강권」하는 것은 이런 기업들을 땅값이 싸고 규제가 덜한 해외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기업의 땅투기를 예방하면서 필요한 땅은 충분히 이용할 수 있게 하는공통분모를 찾는 작업이 쉽지 않아 보인다.〈박희준 기자〉
1996-10-2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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