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불화에 등장하는 나한상은 지극히 인간적이다.나한은 불보살이 아니어서 인간쪽에 가까울 수 있다.세상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을만한 수행자다.성자를 생각하면,나한을 이해하기 쉽다.나한은 본디 산스크리스트말로 아라한(Arahan)이다.이를 한자음으로 옮긴 아라한을 줄여 나한이라 부르는 것이다.
불교경전은 부처가 오늘의 인도땅 바라나시 녹야원에서 처음으로 설법을 할 때 깨달은 다섯 비구를 첫 나한으로 기록했다.그리고 16나한과 500나한이 나오고 있으며,더 올라가 1천250비구까지도 아라한으로 꼽았다.특히 500나한은 「아함경」과 「법화경」에 소상히 기록되었다.이들 500나한은 부처가 열반에 든 뒤 경전편찬을 위한 모임인 1차 결집에 참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래서 나한의 그림은 오백나한도가 유명하다.그 500나한 가운데 덕행 높은 수행자인 존자상을 그린 나한도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혜군존자라는 이름의 나한 얼굴에는 잡념의 그림자라고는 티끌만큼도 없다.산바람이 흔들어 놓은 솔가지가 수런수런한데,나한은 참선삼매에 들었다.그런 탓인지,향로에서 피어올라 코 끝에 어린 향연조차 아랑곳 하지 않는 눈치다.
그런데 타고난 용모는 대수롭지 않아 그저 평범한 노인 얼굴이다.세간에서 필부로 살아 나이가 들었더라면,여느 늙은이 모습이었을 것이다.그러나 마음속의 번뇌를 몰아내고 진리에 버금하는 삶을 살아 범상치 않은 얼굴이 되었다.그래서 나한을 다른 말로 이르기를 응진이라고도 하지 않았던가.나한 얼굴에는 부처 가르침대로 살아온 세월의 그림자가 배어 있다.
얼굴이 큼직하고 하관이 풍성하여 너그러워 보이는 나한.과연 성자다운 풍모다.시원한 눈매가 짙은 눈썹과 너무 잘 어울렸다.노인답지 않게 눈빛은 형형하여 쉽사리 범접할 수 없는 위엄도 얼마만큼은 갖추었다.약간 매부리형을 한 코는 크고,인중은 길어 수를 오래할 모양이다.큼직한 입에 입술도 두껍다.정수리께에 머리칼은 빠진지가 오래되어 이마가 더욱 훤했다.아직도 수행이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선정인을 한 손가짐이 요지부동이다.
이 나한도는 비교적 이른 시기의 고려 불교회화다.그림을 그린 내력을 적은 화기는 1175∼1296년 사이의 작품임을 밝히고 있다.〈황규호 기자〉
불교경전은 부처가 오늘의 인도땅 바라나시 녹야원에서 처음으로 설법을 할 때 깨달은 다섯 비구를 첫 나한으로 기록했다.그리고 16나한과 500나한이 나오고 있으며,더 올라가 1천250비구까지도 아라한으로 꼽았다.특히 500나한은 「아함경」과 「법화경」에 소상히 기록되었다.이들 500나한은 부처가 열반에 든 뒤 경전편찬을 위한 모임인 1차 결집에 참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래서 나한의 그림은 오백나한도가 유명하다.그 500나한 가운데 덕행 높은 수행자인 존자상을 그린 나한도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혜군존자라는 이름의 나한 얼굴에는 잡념의 그림자라고는 티끌만큼도 없다.산바람이 흔들어 놓은 솔가지가 수런수런한데,나한은 참선삼매에 들었다.그런 탓인지,향로에서 피어올라 코 끝에 어린 향연조차 아랑곳 하지 않는 눈치다.
그런데 타고난 용모는 대수롭지 않아 그저 평범한 노인 얼굴이다.세간에서 필부로 살아 나이가 들었더라면,여느 늙은이 모습이었을 것이다.그러나 마음속의 번뇌를 몰아내고 진리에 버금하는 삶을 살아 범상치 않은 얼굴이 되었다.그래서 나한을 다른 말로 이르기를 응진이라고도 하지 않았던가.나한 얼굴에는 부처 가르침대로 살아온 세월의 그림자가 배어 있다.
얼굴이 큼직하고 하관이 풍성하여 너그러워 보이는 나한.과연 성자다운 풍모다.시원한 눈매가 짙은 눈썹과 너무 잘 어울렸다.노인답지 않게 눈빛은 형형하여 쉽사리 범접할 수 없는 위엄도 얼마만큼은 갖추었다.약간 매부리형을 한 코는 크고,인중은 길어 수를 오래할 모양이다.큼직한 입에 입술도 두껍다.정수리께에 머리칼은 빠진지가 오래되어 이마가 더욱 훤했다.아직도 수행이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선정인을 한 손가짐이 요지부동이다.
이 나한도는 비교적 이른 시기의 고려 불교회화다.그림을 그린 내력을 적은 화기는 1175∼1296년 사이의 작품임을 밝히고 있다.〈황규호 기자〉
1996-10-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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