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공비… 이 무슨 도발인가(사설)

잠수함 공비… 이 무슨 도발인가(사설)

입력 1996-09-19 00:00
수정 1996-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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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통 안보만이 북한 오판 막는다

간첩선과 북한의 망상

강릉 무장간첩 침투사건은 북한지도부가 얼마나 시대착오적이며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 집단인가를 다시 한번 세계에 확인시켜 주고 있다.또한 세계적 사회주의 퇴조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얼마나 끈질기게 적화통일 망상에 집착하고 있는지도 일깨워 준다. 더욱이 침투에 실패한 뒤 처참한 자폭으로 생을 마친 무장공비들의 모습은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폐쇄적 사회주의 독재체제의 포악성과 잔인성을 그대로 보여줘 우리를 전율케 한다.

북한은 혹독한 식량난에 신음하며 세계를 향해 지원을 호소하고 있었다.아울러 경제난 돌파를 위해 국제적 설명회까지 열어 나진·선봉지역에 대한 자본·기술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이런 상황에서 무장간첩 남파는 상상키 어려운 일이다. 북한정권이 그만큼 비상식적이며 예측하기 어려운 도발집단임을 이번 사건이 또한번 보여준 것이다. 우리의 안보태세 확립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사건은 잠수함까지 동원한 침투규모로 보아 지난 68년 청와대 기습을 목표로 무장공비 31명이 침입했던 1·21사태와 그 뒤의 삼척·울진 공비침투 사건을 연상시킨다. 그때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함없는 북한 공산정권의 호전성은 우리의 방심을 한시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북한은 우리의 4자회담 제의를 아직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대북 쌀지원문제와 관련한 대화를 비롯한 남북 당국간 공식접촉은 외면해오고 있다.남한의 투자도 원한다면서도 유독 한국측 참가자만은 고의로 선별,우리의 투자설명회 참가를 어렵게 만든 이중성을 보였다.이번 무장간첩 남파도 대미평화협정체결 공세라는 평화 제스처와는 대조되는 적대적 무력도발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의 이같은 이중성이 내부 강경·온건세력간 갈등의 산물인지 김정일의 합리적 판단능력 상실 결과인지 의도적 교란작전인지는 알 수 없다.그러나 어느 경우든 분명한 것은 그들이 적화통일을 확고하게 견지하고 있으며 우리가 북한이 더이상 위협적 존재가 아닌 것으로 방심하고 있는 사이 그들은 무장간첩을 침투시키고 청년 학생들을 선동하는 등 우리 사회의 교란과 파괴를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장간첩(깐수)의 증언에 따르면 남한에 수백명의 간첩이 암약하고 있으며 그들은 거의 매일 북한과 교신하고 있다고 한다. 수백명의 간첩이 암약하고 있다는건 우리의 안보체제 어딘가 구멍이 뚫려있다는 걸 반증한다. 용공좌경분자의 색출을 강화하기 위해 안기부에 수사권을 들려주어야 한다는 주장에 다시한번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입으로는 평화적 민족통일을 외치며 한국을 외세의 앞잡이,반통일세력으로 모함해온 그들이 이번 무장간첩 침투공작의 실패로 그 본색을 만천하에 드러낸 결과가 됐다.이런 집단을 민족통일의 선도세력으로 숭앙했던 일부 학생운동권은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탈냉전시대라지만 불행하게도 북은 수십년전과 한치도 달라지지 않았음이 확인되고 있다.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전제로 안보태세를 굳건히 해야 한다.
1996-09-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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