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과 무리한 자료요구(사설)

국감과 무리한 자료요구(사설)

입력 1996-09-13 00:00
수정 1996-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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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국정감사권은 매년 정례적으로 국정전반에 관해 행사하는 일반감사권으로 외국에서는 유례가 없는 우리 헌법 고유의 규정이다.국민대표기관으로서 국정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함으로써 입법과 예산심의의 자료로 삼고 행정부의 잘못을 적발,감시하는 중요기능이다.그렇지만 그동안에는 폭로주의·정치공세 등으로 내실 없는 소모적 행사로 제 구실을 다하지 못했다.

15대국회의 생산성을 가름하는 이번 정기국회의 국정감사도 준비단계에서부터 달라진 게 없다.오는 30일부터 20일동안 실시될 감사에 대비하여 상임위별로 대상기관 선정·증인 채택,그리고 자료요구를 하는 과정에서 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소식이다.무리한 자료제출요구도 마찬가지여서 정부부처에 지난 5년간의 보도자료 일체를 요구하는가 하면 지난 3년간의 민원접수서류사본일체를 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이에 대응하기 위해 부처당 손수레 한대의 분량을 준비하느라 공무원이 밤샘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공무원을 괴롭히는 횡포요,낭비가 아닐 수 없다.국회는 언제까지 이런 비생산적인 무리한 자료요구관행을 계속할 것인다.

국정감사의 정치적 악용도 문제다.야당이 여당 사무총장 고발사건처리와 관련하여 담당검사들을 증인으로 요구하는가 하면 선거부정 시비와 관련해 특정여당의원과 선거부정폭로 제보자까지 증인으로 채택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정치공세의 자세가 아닐 수 없다.정쟁만 벌이고 수박겉핥기로 끝나지 않도록 개선이 있어야 한다.

국정감사는 어디까지나 입법과 예산심의의 수단이다.정쟁과 낭비의 거품을 빼고 감사의 효율을 높이는 실천적 노력을 기대한다.

1996-09-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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