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지원 확증없어 미 태도 어정쩡
쿠르드족 내분사태가 점차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더구나 이번 경우 쿠르드민주당(KDP)이 이라크군의 드러난 지원없이 독자적으로 반대세력인 쿠르드애국동맹(PUK)의 거점을 공격해들어가고 있어 미국으로서도 개입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미국측은 『이라크가 북부 안전지대 부근에 머물며 기회를 노리고있어 사태가 위험하다』,『안전지대 안에 이라크군 1천여명이 남아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라크군이 그곳에 있다는 명백한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이라크 북부지대는 거의 이라크군의 지원을 받는 KDP의 실질통제하에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애당초 후세인은 이라크군의 3분의2를 이곳에 배치해 KDP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동안 이라크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후세인 제거에 두어왔다.걸프전 때도 그랬고 지난주 북부의 분쟁지역 대신 남부의 미사일기지를 공습한 것도 그 목표가 장기적으로 후세인의 권력기반 약화에 있었기 때문이다.미국은 이 목표 달성을 위해걸프전 이후 이라크 국내외의 후세인 반대세력 지원을 통한 비밀공작도 꾸준히 해왔지만 이 역시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이라크의 지원을 받는 KDP 대신 PUK를 지원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겠으나 현재 미국의 적대국인 이란이 PUK를 지원하고 있어 여의치가 않다.이런 가운데 쿠르드 사태는 이란·이라크 외에도 시리아·요르단 그리고 북쪽의 터키까지 개입의 폭을 넓혀가고 있어 점차 국제문제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쿠르드인들은 현재 후세인과 터키정부의 탄압을 피해 미국의 주도로 유엔이 설정해준 북부이라크의 이 안전지대에 모여 살고있다.그런데 미 행정부의 정책목표가 쿠르드인 보호보다는 후세인 제거쪽에 맞추어져있고 또한 후세인이 쿠르드족 내분을 부채질하기 위해 KDP지원을 은밀히 계속할 경우 미국의 적극적인 보호는 더이상 기대하기가 힘들게 됐다.따라서 앞으로 쿠르드인 보호문제는 주변 나라들의 크고작은 개입으로 더욱 복잡·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클린턴정부의 이라크공습은 미국내 여론의 지지를 얻는데는 성공했으나 결국 문제의 당사자인 쿠르드인들의 생존권 보호에는 별도움이 되지 못한 셈이다.<이기동 기자>
쿠르드족 내분사태가 점차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더구나 이번 경우 쿠르드민주당(KDP)이 이라크군의 드러난 지원없이 독자적으로 반대세력인 쿠르드애국동맹(PUK)의 거점을 공격해들어가고 있어 미국으로서도 개입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미국측은 『이라크가 북부 안전지대 부근에 머물며 기회를 노리고있어 사태가 위험하다』,『안전지대 안에 이라크군 1천여명이 남아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라크군이 그곳에 있다는 명백한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이라크 북부지대는 거의 이라크군의 지원을 받는 KDP의 실질통제하에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애당초 후세인은 이라크군의 3분의2를 이곳에 배치해 KDP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동안 이라크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후세인 제거에 두어왔다.걸프전 때도 그랬고 지난주 북부의 분쟁지역 대신 남부의 미사일기지를 공습한 것도 그 목표가 장기적으로 후세인의 권력기반 약화에 있었기 때문이다.미국은 이 목표 달성을 위해걸프전 이후 이라크 국내외의 후세인 반대세력 지원을 통한 비밀공작도 꾸준히 해왔지만 이 역시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이라크의 지원을 받는 KDP 대신 PUK를 지원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겠으나 현재 미국의 적대국인 이란이 PUK를 지원하고 있어 여의치가 않다.이런 가운데 쿠르드 사태는 이란·이라크 외에도 시리아·요르단 그리고 북쪽의 터키까지 개입의 폭을 넓혀가고 있어 점차 국제문제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쿠르드인들은 현재 후세인과 터키정부의 탄압을 피해 미국의 주도로 유엔이 설정해준 북부이라크의 이 안전지대에 모여 살고있다.그런데 미 행정부의 정책목표가 쿠르드인 보호보다는 후세인 제거쪽에 맞추어져있고 또한 후세인이 쿠르드족 내분을 부채질하기 위해 KDP지원을 은밀히 계속할 경우 미국의 적극적인 보호는 더이상 기대하기가 힘들게 됐다.따라서 앞으로 쿠르드인 보호문제는 주변 나라들의 크고작은 개입으로 더욱 복잡·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클린턴정부의 이라크공습은 미국내 여론의 지지를 얻는데는 성공했으나 결국 문제의 당사자인 쿠르드인들의 생존권 보호에는 별도움이 되지 못한 셈이다.<이기동 기자>
1996-09-1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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