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연한 모습 보여 여론 동정 유도
12·12 및 5·18사건 등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31일 항소함에 따라 「항소포기」의사 표명을 둘러싼 논란은 해프닝으로 끝났다.전씨와 공동 보조를 취할 것으로 예상됐던 노태우 전 대통령도 이날 항소장을 냈다.
그러나 최근 며칠간 여론의 표적이 됐던 전씨의 발언 및 번복 배경을 두고 말이 많다.물론 사형을 선고받은 전씨가 변호인단의 설득 등에 따라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며 오락가락했을 수도 있다.
전씨의 항소는 선고일인 지난 26일까지만 해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전씨는 물론 전씨의 「입」인 이양우 변호사 등이 줄곧 1심재판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진작부터 항소심 준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하루전인 25일 까지만 해도 이변호사는 『1심재판은 재판도 아니다』며 『항소이유서 작성도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루 뒤인 27일 이변호사는 전씨가 항소포기 의사를 밝힌 것처럼 흘려 일대파란이 일었다.전씨가 『이런재판 해서 뭐하나』,『나하나 희생하면 국론분열을 피할 수 있을것 아니냐』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30일부터 다시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31일 전씨의 항소장을 제출한 전상석 변호사는 『전씨가 1심결과에 강한 불만을 품고 항소를 강하게 거부해왔다』고 밝혔다.전씨의 이런 말은 1심재판에 애써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종전의 태도와는 달리,상당한 기대를 해온 것처럼 들려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항소를 확정한 지금으로서는 전씨의 「고단수 언론 플레이」였다는 의견이 적지않다.좋지않은 여론속에서 예상대로 항소하기 보다는 「전씨가 정말 사형을…」이라는 상상을 이끌어 내 동정심을 유발하고 목숨까지도 버릴만큼 의연하고 정당하다는 여론을 얻으려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함께 법정에 섰던 옛 동료 가운데 무죄를 선고받은 박준병전의원만을 제외하고 모두 항소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아무래도 12·12사건 등을 가장 잘알고 있는 전씨가 함께 법정에 서야 보다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항소를 포기하면 대외적으로 굴복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물론 유일한 항변의 장을 잃게 된다는 점도 고려했음직하다.
전씨는 지난 30일 이양우 변호사가 밝혔듯이 항소심에서는 12·12보다는 5·18사건에 전력을 기울일 전망이다.12·12사건에 대한 유죄 판정은 정치적 판단으로도 돌릴 수 있지만,광주학살의 발포명령 책임자로 낙인찍힌다면 앞으로 형량 감경이나 사면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씨측은 전씨가 5·18당시 정식지휘계통에 있지 않았다는 점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황영시·정호용 피고인이 1심에서 5·18과 관련한 내란목적살인혐의에 대해 무죄 판정을 받은 사실도 이들의 기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김상연 기자>
12·12 및 5·18사건 등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31일 항소함에 따라 「항소포기」의사 표명을 둘러싼 논란은 해프닝으로 끝났다.전씨와 공동 보조를 취할 것으로 예상됐던 노태우 전 대통령도 이날 항소장을 냈다.
그러나 최근 며칠간 여론의 표적이 됐던 전씨의 발언 및 번복 배경을 두고 말이 많다.물론 사형을 선고받은 전씨가 변호인단의 설득 등에 따라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며 오락가락했을 수도 있다.
전씨의 항소는 선고일인 지난 26일까지만 해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전씨는 물론 전씨의 「입」인 이양우 변호사 등이 줄곧 1심재판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진작부터 항소심 준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하루전인 25일 까지만 해도 이변호사는 『1심재판은 재판도 아니다』며 『항소이유서 작성도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루 뒤인 27일 이변호사는 전씨가 항소포기 의사를 밝힌 것처럼 흘려 일대파란이 일었다.전씨가 『이런재판 해서 뭐하나』,『나하나 희생하면 국론분열을 피할 수 있을것 아니냐』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30일부터 다시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31일 전씨의 항소장을 제출한 전상석 변호사는 『전씨가 1심결과에 강한 불만을 품고 항소를 강하게 거부해왔다』고 밝혔다.전씨의 이런 말은 1심재판에 애써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종전의 태도와는 달리,상당한 기대를 해온 것처럼 들려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항소를 확정한 지금으로서는 전씨의 「고단수 언론 플레이」였다는 의견이 적지않다.좋지않은 여론속에서 예상대로 항소하기 보다는 「전씨가 정말 사형을…」이라는 상상을 이끌어 내 동정심을 유발하고 목숨까지도 버릴만큼 의연하고 정당하다는 여론을 얻으려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함께 법정에 섰던 옛 동료 가운데 무죄를 선고받은 박준병전의원만을 제외하고 모두 항소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아무래도 12·12사건 등을 가장 잘알고 있는 전씨가 함께 법정에 서야 보다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항소를 포기하면 대외적으로 굴복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물론 유일한 항변의 장을 잃게 된다는 점도 고려했음직하다.
전씨는 지난 30일 이양우 변호사가 밝혔듯이 항소심에서는 12·12보다는 5·18사건에 전력을 기울일 전망이다.12·12사건에 대한 유죄 판정은 정치적 판단으로도 돌릴 수 있지만,광주학살의 발포명령 책임자로 낙인찍힌다면 앞으로 형량 감경이나 사면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씨측은 전씨가 5·18당시 정식지휘계통에 있지 않았다는 점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황영시·정호용 피고인이 1심에서 5·18과 관련한 내란목적살인혐의에 대해 무죄 판정을 받은 사실도 이들의 기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김상연 기자>
1996-09-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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