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없는 거리엔 문화가 있게(사설)

차 없는 거리엔 문화가 있게(사설)

입력 1996-08-01 00:00
수정 1996-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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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도심거리에 작은 분수가 솟고 아담한 공연장소가 마련돼 있는데다 차들이 들어오지 못하는 구역이 있다면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쾌적함과 삶의 여유를 전해줄 것이다.잡답과 소음으로 가득찬 도시에서 「차 없는 거리」는 시민의 휴식처로 인기를 끌고 삶의 여유와 낭만까지도 자아내게 한다.

한때 동숭동 대학로가 「차 없는 거리」로 지정돼 시민의 사랑을 받은 적이 있으나 젊은이의 탈선의 온상이 되는 바람에 4년만인 89년 해제되고 말았다.문화예술의 거리로 조성한다는 취지와는 달리 무분별한 젊은이의 음주·패싸움·성범죄의 무대로 전락됐기 때문이다.자유를 올바로 수용하지 못한 아쉬운 사례였다.

서울시는 10월부터 종로·명동·방배동 등 시내 7곳을 「차 없는 거리」로 지정,야외무대와 분수대등을 설치하여 젊은이의 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보행자의 권리가 별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우리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외국 도시에서는 보행자를 위한 특혜가 잘 강구되고 있으며 유명한 거리에는 차량통행을 통제하는 경우가많다.보행자가 활보하는 거리 한쪽에 작은 공연장이 만들어져 독특한 거리의 분위기를 조성해낸다.

「차 없는 거리」조성에 대해 도로의 차량통제권한을 지닌 경찰은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대학로에서와 같은 무질서가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자율에 실패한 대학로의 전철을 되새긴다면 경찰의 그같은 우려는 당연할지도 모른다.그러나 10년전에 비해 우리 국민의 시민의식은 한결 높아졌으리라고 믿어진다.

「차 없는 거리」의 여유와 낭만을 향유하기 위해서 시민은 최소한의 공중도덕과 질서를 지킬 줄 알아야 한다.취객의 고성방가가 판치고 퇴폐적인 거리로 전락한다면 「차 없는 거리」는 또다시 무산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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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를 누리는 자는 마땅히 권리를 행사할 만한 소양과 자격을 갖춰야 함은 두 말할 것도 없는 일이다.
1996-08-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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