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지침서 「문화재 다루기」 출간/“문화재 관리실태 너무나 열악해요”/유물다루기 기본·대여방법 등 자세히 설명/현장 지도하듯 생생한 해설·사진 곁들여
『문화재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관리실태는 심각할 정도로 열악한 수준입니다.선진외국의 경우 문화재 다루는 법을 주제로 한 수많은 논문과 저서가 나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기본적인 자료조차 구하기 힘든 실정이죠.이같은 현실에 대한 뼈아픈 인식과 반성에서 이 책을 쓰게 됐습니다』
문화재 관리를 위한 실무지침서 「문화재 다루기」(열화당)를 펴낸 이내옥씨(41·국립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 학예연구관)는 『문화재의 보존·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단순한 예산문제뿐 아니라 신념이나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유물다루기의 기본」「유물별 다루기」「유물대여」등 모두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미덕은 무엇보다 현장지도하듯 생생한 「실전적」 해설을 가미하고 있다는 점이다.도자기 대접은 아가리 부분이 굽보다 넓으므로 엎어서 운반하는 것이 안전하며,병풍을 들때는 서화면이 위쪽을 향하도록 해야하고,칠기는 비단이나 면 같은 천으로 싸서 오동나무 상자에 넣어 보관해야 한다는 등….풍부한 사진과 삽화를 곁들여 일반독자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꾸몄다.
『우리의 문화재 관리는 아직 전근대적인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유물을 포장할때 쓰는 중성지의 개념이 정착된 것이 불과 2∼3년전이에요.강산성인 신문지를 사용해 국보급 유물을 망친 경우도 허다합니다.또 요즘 제작되는 한지는 전통한지와는 달리 산성을 띠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산도 7∼8.5 정도면 대체로 중성지로 볼 수 있다는 그는 『오늘날 생산되는 한지는 전통방식의 것보다 면이 매끄럽고 하얀 장점이 있지만 화학성분의 표백제와 닥풀을 써 산화된 상태기 때문에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한다』고 충고한다.
특히 이 책은 유물대여협약,유물관리관,상태보고서와 같은 자칫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도 적지않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재인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미국 애틀랜타올림픽에 초청 출품돼 있습니다.이제 소장유물의 국제교류는 시대적 대세인 셈이죠.유물의 안전을 위해서는 대여 횟수와 양을 줄여야겠지만 그것이 여의치않은 만큼 정확한 상태보고서를 작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요컨대 상태보고서는 가급적 간결하고 직설적이어야 하며,형용사나 주관적인 표현을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그는 또 우리 문화재의 과학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전문지식을 갖춘 문화관리자의 육성과 선진 문화재 관리기법의 도입이 절실하다고 말한다.『학예연구직(Curator),유물관리직(Registra),유물전시직(Designer)등의 구분은 명목에 불과할뿐 실제로는 학예연구직 한 사람이 도맡는 등 역할분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특히 문화재관리는 상호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인 협조가 필요한 분야인 데도요.프랑스에서는 우리나라로 치면 영조시대인 18세기 중반에 이미 「쉰느」란 미술품 포장운송 전문회사가 생겼을 정도예요』
전남대 사학과를 졸업,지난 94년 「공재 윤두서의 학문과 회화」란 논문으로 국민대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앞으로도 문화재 이론과 현장의 접목작업을 꾸준히 벌여나갈 계획이다.〈김종면 기자〉
『문화재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관리실태는 심각할 정도로 열악한 수준입니다.선진외국의 경우 문화재 다루는 법을 주제로 한 수많은 논문과 저서가 나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기본적인 자료조차 구하기 힘든 실정이죠.이같은 현실에 대한 뼈아픈 인식과 반성에서 이 책을 쓰게 됐습니다』
문화재 관리를 위한 실무지침서 「문화재 다루기」(열화당)를 펴낸 이내옥씨(41·국립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 학예연구관)는 『문화재의 보존·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단순한 예산문제뿐 아니라 신념이나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유물다루기의 기본」「유물별 다루기」「유물대여」등 모두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미덕은 무엇보다 현장지도하듯 생생한 「실전적」 해설을 가미하고 있다는 점이다.도자기 대접은 아가리 부분이 굽보다 넓으므로 엎어서 운반하는 것이 안전하며,병풍을 들때는 서화면이 위쪽을 향하도록 해야하고,칠기는 비단이나 면 같은 천으로 싸서 오동나무 상자에 넣어 보관해야 한다는 등….풍부한 사진과 삽화를 곁들여 일반독자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꾸몄다.
『우리의 문화재 관리는 아직 전근대적인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유물을 포장할때 쓰는 중성지의 개념이 정착된 것이 불과 2∼3년전이에요.강산성인 신문지를 사용해 국보급 유물을 망친 경우도 허다합니다.또 요즘 제작되는 한지는 전통한지와는 달리 산성을 띠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산도 7∼8.5 정도면 대체로 중성지로 볼 수 있다는 그는 『오늘날 생산되는 한지는 전통방식의 것보다 면이 매끄럽고 하얀 장점이 있지만 화학성분의 표백제와 닥풀을 써 산화된 상태기 때문에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한다』고 충고한다.
특히 이 책은 유물대여협약,유물관리관,상태보고서와 같은 자칫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도 적지않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재인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미국 애틀랜타올림픽에 초청 출품돼 있습니다.이제 소장유물의 국제교류는 시대적 대세인 셈이죠.유물의 안전을 위해서는 대여 횟수와 양을 줄여야겠지만 그것이 여의치않은 만큼 정확한 상태보고서를 작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요컨대 상태보고서는 가급적 간결하고 직설적이어야 하며,형용사나 주관적인 표현을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그는 또 우리 문화재의 과학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전문지식을 갖춘 문화관리자의 육성과 선진 문화재 관리기법의 도입이 절실하다고 말한다.『학예연구직(Curator),유물관리직(Registra),유물전시직(Designer)등의 구분은 명목에 불과할뿐 실제로는 학예연구직 한 사람이 도맡는 등 역할분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특히 문화재관리는 상호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인 협조가 필요한 분야인 데도요.프랑스에서는 우리나라로 치면 영조시대인 18세기 중반에 이미 「쉰느」란 미술품 포장운송 전문회사가 생겼을 정도예요』
전남대 사학과를 졸업,지난 94년 「공재 윤두서의 학문과 회화」란 논문으로 국민대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앞으로도 문화재 이론과 현장의 접목작업을 꾸준히 벌여나갈 계획이다.〈김종면 기자〉
1996-07-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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