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탐사업자 제보가 결정적 단서/가짜총통 어떻게 밝혀졌나

민간탐사업자 제보가 결정적 단서/가짜총통 어떻게 밝혀졌나

남기창 기자 기자
입력 1996-06-20 00:00
수정 1996-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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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수산업자 사이 「가짜골동품」 소문 무성/사기혐의자 “봐주면 큰것 한건 불겠다” 제의

희대의 사기극인 귀함별황자총통(귀함별황자총통) 위장인양사건이 무성하던 소문에서 수면위로 부상한 것은 해저유물발굴단 민간탐사용역업자인 홍무웅씨(53)의 제보가 결정적 단서였다.

홍씨가 순천지청에 사기죄혐의로 붙들려온 것은 지난 3월 중순쯤.담당검사는 그의 변호사법 위반 등 여죄를 추궁하면서 당시 수산업자 사이에서 떠돌던 「가짜골동품」에 대한 제보를 확인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다 불었으니까 알아서 하라』고 다그치자 단순한 홍씨가 『좀 봐주면 큰 것 한건 불겠다』는 제의를 했다.

홍씨가 황대령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2년 4월초.도피중인 골동품수집상 신휴철씨의 소개를 받아 대면이 이뤄졌다.

매사에 사려깊고 성취욕이 남달르던 황대령과 짧은 기간에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은 홍씨의 타고난 성격 때문이다.60년대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이던 프로레슬링 헤비급 국가대표선수 출신답게 홍씨는 고지식하고 의리파였다.

운동을그만두고 낙향한 뒤 차도매업과 식당·수산업 등을 전전한 홍씨는 사업수완이 없어 그럭저럭 시간을 보냈다.이때 그는 황대령의 배려로 해저유물발굴단의 민간탐사용역업자로 선정됐다.잠수부를 동원해 바닷속에 있을지도 모를 유물의 존재여부를 확인하는 단순한 일인데도 돈벌이가 수월찮았다.

어느날 술집에서 황대령은 홍씨에게 자신이 처한 딱한 사정을 푸념식으로 털어놨다.『2개월 뒤 장군진급심사에서 통과하지 못하면 계급정년에 걸린다.돈 좀 있으면 신휴철이한테 좋은 물건을 구입해…』라며 말끝을 흐렸다는 것.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눈치챈 홍씨는 92년 7월15일 국민은행 부산영도지점에서 신씨 앞으로 5백만원을 송금,황대령이 문제의 총통을 구입할 수 있도록 도와줘 사건의 전모를 이미 알고 있었다.〈남기창 기자〉
1996-06-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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