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가족을 같이 찾읍니다”/「가족찾기 모임」 11일 결성

“헤어진 가족을 같이 찾읍니다”/「가족찾기 모임」 11일 결성

고영훈 기자 기자
입력 1996-06-13 00:00
수정 1996-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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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미아·입양 등 생이별 16멸 모여/“혼자힘으론 한계” 신상명세 상호 교환

「어려서 헤어진 가족찾기 모임」.이름 그대로 어려서 입양됐거나 미아가 돼 가족과 헤어진 사람들의 모임이다.생활이 어려워 자식을 양부모나 보육원에 맡겼던 사람들도 회원이다.

지난 11일 상오 서울 동대문구 장안 3동 월간 「보고 싶은 얼굴」사 사무실에서 첫 모임을 가졌다.지난달 8일 같은 처지의 16명이 처음 모여 결성했고 한달 남짓만에 회원이 1백명을 넘었다.

동창·고향·친구·학창시절 은사 등을 찾아주기 위해 지난해 5월 창간된 「보고싶은 얼굴」의 발행인 정건화씨(46)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어려서 헤어진 혈육을 찾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들이 혼자서 발벗고 가족을 찾아 다녀봤자 별 소득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회원들이 기억하는 이름과 나이,헤어질 때의 상황,찾는 사람의 신상명세를 적은 자료를 서로 대조해 가족을 찾아줄 생각이다.

회원 가운데는 너무 어린 나이에 입양돼 당시 이름·나이 등을 잘 기억하지 못해 경찰의 컴퓨터 신원조회로는 혈육을 찾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이날 모임에는 7살때 경남 울산시 버스터미널에서 헤어진 부모를 찾는 김상진씨(26·공원·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역곡1동 109의 21)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실제 이름이 「강순덕」이라고 기억하는 강혜숙씨(29·여·주부)는 23년전 어머니가 별세한 뒤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헤어진 언니를 찾는다.부산의 섬마을에서 언니와 함께 살았다는 기억만으로 지금까지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 헛수고였다.모임 참가를 계기로 꼭 언니를 찾게 되기를 기대한다.

모임이 결성된지 얼마되지 않아 「상봉의 기쁨」을 맛본 사람은 없지만 하루 5∼6통씩 회원 가입을 원하는 전화가 쇄도해 곧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씨는 6개월 뒤에는 회원수가 1천여명으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입양된 사람도 회원으로 받으면 상봉자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02­246­2274〈고영훈 기자〉
1996-06-1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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