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본질적 변화 아닌 인도적 배려/국제지원 동참 명복 민간지원 물꼬터줘
『북한동포에 대한 「마음의 지원」이다』.권오기 통일부총리는 11일 통일관계장관회의가 확정한 3백만달러수준의 대북지원방침을 밝히면서 이렇게 소회를 털어놓았다.
이같은 언급 속에서 북한에 대한 우리측의 애증이 읽혀진다.북한당국이 남북관계개선에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으나 당장 배고픈 북한주민을 외면할 수도 없다는 뜻에서다.
북측은 4자회담제의에 대해 아직 호응하지 않고 있음은 물론 대남비방을 계속하는 등 남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버리지 않고 있다.이같은 상황에서 우리측도 2단계로 대응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같다.
우선 국제기구의 대북지원에 소규모로나마 동참하고 민간차원의 곡물지원의 물꼬를 터주는 게 1단계 조치다.그러나 북한의 태도변화가 있을 때까지 정부차원의 대규모지원은 유보했다.
권부총리는 이날 특히 3백만달러는 인도적 차원에서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상징적 규모」임을 유독 강조했다.지난해 당국차원에서 지원한쌀 15만t(2억4천3백만달러규모)에 비하면 이번 지원은 80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는 얘기였다.
따라서 이번 조치가 대북정책의 본질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그보다는 국내외적인 대북지원 움직임을 굳이 외면해 실상과 달리 비인도적이라는 인상을 줄 소지를 우려한 측면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강온으로 나누어진 대북국민여론의 틈새에서 정부나름의 묘수찾기의 산물일 수도 있다.일부 종교·재야등 민간단체가 활발한 대북지원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반면 지난해의 인공기 강제게양 및 쌀수송선 억류사건등으로 대북지원에 부정적인 여론도 적지 않은 현실인 탓이다.
정부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정부차원의 식량지원에 대한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했다.통일원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찬성론이 55.2%,반대론이 40.6%였다.
국제기구의 대북지원에 동참하면서도 폼목을 쌀을 제외한 유아 및 어린이용 곡물 및 분유로 한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군사용으로 전용될지도 모른다는 일부 부정적 시각을 감안한 것이다.
민간차원의 지원시에도 쌀과 현금의 직접지원을 배제키로 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이해된다.분배의 투명성이 보장되도록 하면서 우리의 선의가 가능한 한 제대로 북한주민에게 전달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특히 3백만달러중 1백만달러규모는 우리 분유로 지원키로 결정한 데서 그런 의지가 엿보인다는 지적이다.〈구본영 기자〉
『북한동포에 대한 「마음의 지원」이다』.권오기 통일부총리는 11일 통일관계장관회의가 확정한 3백만달러수준의 대북지원방침을 밝히면서 이렇게 소회를 털어놓았다.
이같은 언급 속에서 북한에 대한 우리측의 애증이 읽혀진다.북한당국이 남북관계개선에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으나 당장 배고픈 북한주민을 외면할 수도 없다는 뜻에서다.
북측은 4자회담제의에 대해 아직 호응하지 않고 있음은 물론 대남비방을 계속하는 등 남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버리지 않고 있다.이같은 상황에서 우리측도 2단계로 대응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같다.
우선 국제기구의 대북지원에 소규모로나마 동참하고 민간차원의 곡물지원의 물꼬를 터주는 게 1단계 조치다.그러나 북한의 태도변화가 있을 때까지 정부차원의 대규모지원은 유보했다.
권부총리는 이날 특히 3백만달러는 인도적 차원에서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상징적 규모」임을 유독 강조했다.지난해 당국차원에서 지원한쌀 15만t(2억4천3백만달러규모)에 비하면 이번 지원은 80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는 얘기였다.
따라서 이번 조치가 대북정책의 본질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그보다는 국내외적인 대북지원 움직임을 굳이 외면해 실상과 달리 비인도적이라는 인상을 줄 소지를 우려한 측면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강온으로 나누어진 대북국민여론의 틈새에서 정부나름의 묘수찾기의 산물일 수도 있다.일부 종교·재야등 민간단체가 활발한 대북지원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반면 지난해의 인공기 강제게양 및 쌀수송선 억류사건등으로 대북지원에 부정적인 여론도 적지 않은 현실인 탓이다.
정부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정부차원의 식량지원에 대한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했다.통일원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찬성론이 55.2%,반대론이 40.6%였다.
국제기구의 대북지원에 동참하면서도 폼목을 쌀을 제외한 유아 및 어린이용 곡물 및 분유로 한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군사용으로 전용될지도 모른다는 일부 부정적 시각을 감안한 것이다.
민간차원의 지원시에도 쌀과 현금의 직접지원을 배제키로 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이해된다.분배의 투명성이 보장되도록 하면서 우리의 선의가 가능한 한 제대로 북한주민에게 전달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특히 3백만달러중 1백만달러규모는 우리 분유로 지원키로 결정한 데서 그런 의지가 엿보인다는 지적이다.〈구본영 기자〉
1996-06-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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