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전무넝소명의식 갖춰야/밥인 연구로 개개인 의정 경쟁력 제고/징겨 민원 해결보다 국정운영에 매진
4·11총선을 앞두고 전북지역에 공천을 신청,당선된 한 야당 후보가 공천신청당시 이렇게 말했다.『총재가 서울에서 출마하면 어떻겠느냐고 물어 고향에서 출마하고 싶다고 했다.국회의원은 동창,친척들에게 「재는」 맛으로 하는데,서울에서 당선되면 그렇게 못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일부 의원들이 갖고있는 의식의 한 단면을 그대로 드러내는 말이다.국정과 나라의 살림살이에 대한 책무보다는 가문과 동문의 영예쯤으로 여기는 일이 흔하다.「학교 대항전」으로 불리는 등 학연·지연·혈연에 크게 의존하는 오늘의 선거행태는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들의 하루 일상에서도 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국회도서관에서 조용히 연구를 하거나 의정활동에만 전념할 틈이 거의 없다.그래도 부지런한 측에 속하는 국민회의 이석현의원(안양 동안을)의 경우이다.상오 7시30분 중앙당사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한 뒤 곧바로 의원회관으로 달려간다.전날 주민들로부터 들어온 2∼3건의 민원사항을 해결하기 위해서이다.점심은 의원회관을 방문한 지역주민들과 함께 한뒤 2∼3건의 세미나 참석을 위해 회관을 떠난다.저녁약속에 참석하고 나면 밤 10시.파김치가 되어 지구당사무실에 돌아오면 낮동안 생긴 또 다른 지역일이 기다린다.
좀처럼 상가를 찾지않는,그리고 그 흔한 주례도 서지않는 「총각의원」이 이 지경이다.미국·일본과 같은 선진국의 의원들처럼 정책분야별 소그룹을 결성,밤늦게 까지 정책토론을 벌이고 법안을 연구하는 일은 상상도 하기 어려운 처지이다.설령 몇몇의원들이 뜻을 모아 결성한다해도 보스 중심의 계파적 시각이 워낙 강해 당내 견제로 처음 포부와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식사나 함께하는 친목모임으로 변질되기 일쑤다.결국 「연구하는 의원」,「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는 선량」은 마음은 있으나 「그림의 떡(화중지병)」과 같은 얘기들이다.
그러니 상임위·국정감사등 국회활동이 제대로 될리가 없다.상임위에서 장관에게 윽박지르듯 질문을 해대고 본회의장에서 국무위원석을 바라보며 『총리』하고 고함치는 것이 의원의 권위를 세우는 일로 착각한다.국민회의 권노갑 부의장은 『지금은 그런 일이 없지만 과거에는 보좌관이 써준,내용도 잘모르는 원고를 읽으며 대정부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할 정도다.
지조나 신념과도 담을 쌓은 지 오래다.이번 총선때 민주당 전국구로 내정됐다가 당내 반발로 도중하차한 임춘원전의원의 경우 14대때 민주당으로 배지를 달았으나 4년동안 민주당국민당민자당자민련등 모두 5차례나 당적을 바꿨다.이는 임전의원에 국한된 일만은 아니다.14대 국회때 지역구로 당선된 2백37명의 의원 가운데 무려 1백30명이 당적을 바꿨다.
신한국당 이명박의원(종로)은 『무상한 당적변경등은 우리 정치문화의 한 단면을 반영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이러한 모든 구태는 미래로 가는 국회,21세기를 여는 의원들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주어진 역사적 책무이기도 하다.의회발전연구회 박동서 이사장은 『우리 국회도 이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때가 됐다』면서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헌법기관이고,이들의 활동상이 바로 의정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강조,의원들의 미래지향적 태도를 촉구했다.
고려대 이필상 교수(경영학과)는 『이제는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개념이 자리를 잡아야 하며 기득권 보호차원을 떠나 역사적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개혁다운 개혁에 앞장서는 것이 미래지향적인 자세의 요체』라고 강조했다.15대 국회는 2백99명 의원가운데 포부에 찬 초선의원이 45.8%인 1백37명이나 된다.이교수는 그래서 『국회의 낡은 「관행파괴」가 기대된다』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양승현 기자〉
4·11총선을 앞두고 전북지역에 공천을 신청,당선된 한 야당 후보가 공천신청당시 이렇게 말했다.『총재가 서울에서 출마하면 어떻겠느냐고 물어 고향에서 출마하고 싶다고 했다.국회의원은 동창,친척들에게 「재는」 맛으로 하는데,서울에서 당선되면 그렇게 못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일부 의원들이 갖고있는 의식의 한 단면을 그대로 드러내는 말이다.국정과 나라의 살림살이에 대한 책무보다는 가문과 동문의 영예쯤으로 여기는 일이 흔하다.「학교 대항전」으로 불리는 등 학연·지연·혈연에 크게 의존하는 오늘의 선거행태는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들의 하루 일상에서도 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국회도서관에서 조용히 연구를 하거나 의정활동에만 전념할 틈이 거의 없다.그래도 부지런한 측에 속하는 국민회의 이석현의원(안양 동안을)의 경우이다.상오 7시30분 중앙당사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한 뒤 곧바로 의원회관으로 달려간다.전날 주민들로부터 들어온 2∼3건의 민원사항을 해결하기 위해서이다.점심은 의원회관을 방문한 지역주민들과 함께 한뒤 2∼3건의 세미나 참석을 위해 회관을 떠난다.저녁약속에 참석하고 나면 밤 10시.파김치가 되어 지구당사무실에 돌아오면 낮동안 생긴 또 다른 지역일이 기다린다.
좀처럼 상가를 찾지않는,그리고 그 흔한 주례도 서지않는 「총각의원」이 이 지경이다.미국·일본과 같은 선진국의 의원들처럼 정책분야별 소그룹을 결성,밤늦게 까지 정책토론을 벌이고 법안을 연구하는 일은 상상도 하기 어려운 처지이다.설령 몇몇의원들이 뜻을 모아 결성한다해도 보스 중심의 계파적 시각이 워낙 강해 당내 견제로 처음 포부와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식사나 함께하는 친목모임으로 변질되기 일쑤다.결국 「연구하는 의원」,「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는 선량」은 마음은 있으나 「그림의 떡(화중지병)」과 같은 얘기들이다.
그러니 상임위·국정감사등 국회활동이 제대로 될리가 없다.상임위에서 장관에게 윽박지르듯 질문을 해대고 본회의장에서 국무위원석을 바라보며 『총리』하고 고함치는 것이 의원의 권위를 세우는 일로 착각한다.국민회의 권노갑 부의장은 『지금은 그런 일이 없지만 과거에는 보좌관이 써준,내용도 잘모르는 원고를 읽으며 대정부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할 정도다.
지조나 신념과도 담을 쌓은 지 오래다.이번 총선때 민주당 전국구로 내정됐다가 당내 반발로 도중하차한 임춘원전의원의 경우 14대때 민주당으로 배지를 달았으나 4년동안 민주당국민당민자당자민련등 모두 5차례나 당적을 바꿨다.이는 임전의원에 국한된 일만은 아니다.14대 국회때 지역구로 당선된 2백37명의 의원 가운데 무려 1백30명이 당적을 바꿨다.
신한국당 이명박의원(종로)은 『무상한 당적변경등은 우리 정치문화의 한 단면을 반영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이러한 모든 구태는 미래로 가는 국회,21세기를 여는 의원들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주어진 역사적 책무이기도 하다.의회발전연구회 박동서 이사장은 『우리 국회도 이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때가 됐다』면서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헌법기관이고,이들의 활동상이 바로 의정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강조,의원들의 미래지향적 태도를 촉구했다.
고려대 이필상 교수(경영학과)는 『이제는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개념이 자리를 잡아야 하며 기득권 보호차원을 떠나 역사적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개혁다운 개혁에 앞장서는 것이 미래지향적인 자세의 요체』라고 강조했다.15대 국회는 2백99명 의원가운데 포부에 찬 초선의원이 45.8%인 1백37명이나 된다.이교수는 그래서 『국회의 낡은 「관행파괴」가 기대된다』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양승현 기자〉
1996-05-3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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