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유도” 다양한 카드 준비/여,야의 「장외투쟁」 이후 전략

“대화 유도” 다양한 카드 준비/여,야의 「장외투쟁」 이후 전략

박대출 기자 기자
입력 1996-05-27 00:00
수정 1996-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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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체제 비난속 정국대립은 불원/물밑접촉 통해 등원명분 제공 주력

신한국당은 26일 보라매집회를 강행한 국민회의와 자민련에 대해 김철 대변인의 성명과 논평으로 대응했다.

김대변인은 먼저 『야당이 보라매집회를 끝내 강행한 것은 유감』이라며 『집회는 예상대로 실패했다』고 평가했다.이어 『김대중 총재는 수평적 정권교체론을 주장하면서 오늘도 영남 참정권을 부인했다』며 『이런 주장은 노골적인 민족분열책으로 쿠데타보다 못한 폭론』이라고 비난했다.

김대변인은 또 『김종필 총재는 무정견 무노선의 한낱 권력주의자』라며 『보수라는 자민련이 국민회의의 2중대로 되어 가고 있다』고 두 야당 공조체제를 비난했다.이런 성토 속에서는 전반적으로 대립정국의 확대를 원치 않음을 엿보게 한다.

신한국당의 이같은 자세는 표면적으로는 거친 대응인 듯하면서도 일단 냉각기를 가지려는 방관적 입장을 대변한다.신한국당은 야당이 이날 보라매집회를 고비로 기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래서 며칠 정도 공백기를 가진 뒤에 적극적인 여야 대화분위기를 모색할 방침이다.서청원 원내총무에게 협상 전권을 주어 야당측과 접촉하고,김덕룡 정무1장관 등 비공식 채널도 풀가동할 계획이다.그러나 서둘지는 않을 생각이다.야당측이 당장 원내로 들어올 기색이 아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국당은 15대 국회 개원을 야당측이 거부할 「힘」을 빼는데 주력하고 있다.이런 전략은 국회 외면에 대해 야당이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 기초한다.야당측 압박전과 대화 유도의 양동작전을 통해 유리한 분위기를 선점하겠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신한국당측은 야당측에 원내로 들어올 명분도 주기 위해 다양한 카드도 준비하고 있다.지정기탁금제도 개선,국회직 배분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신한국당은 월드컵 개최문제가 결정적인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다음달 1일 월드컵 개최지가 한국유치로 결정이 나면 야당측이 국민적 축제분위기를 거슬리지 못하고 백기를 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그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되더라도 마찬가지의결과를 전망한다.국민들의 실망이 큰 상황에서 정치권의 소모적인 정쟁은 여론 비난만을 가속시킬 뿐이므로 장외투쟁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야당측이 이를 외면하고 장외투쟁을 계속한다면 대립정국은 걷잡을 수 없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걱정하고 있다.그래서 단독 개원의 길을 열어 둠으로써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박대출 기자〉
1996-05-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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