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진 시인의 꽃을 보는 눈길은 이렇다.『이는 먼/해와 달의 속삭임/비밀한 울음/한번만의 어느날의/아픈 피흘림/먼별에서 별에로의/길섶위에 떨어진/다시는 못돌이킬/엇갈림의 핏방울…』(「꽃」1∼3연)
대자연의 신비가 가슴에 와닿는 노래다.그는 「비밀한 울음」이라 했지만 꽃은 대자연의 자애로운 웃음일 수 있다.세상사 옹이를 푸는 다사로운 입김일 수도 있고.백팔번뇌가 자부락거리고 열려버린 「판도라의 상자」가 족대기는 이승의 삶에서 눈으로 코로 스며드는 위로.그래서 사람들은 삶이 가멸져질수록 꽃이 웃는 정원을 그린다.한나라왕실의 상림원 기화요초가 3천여가지였다는 것도 그것이다.
경기도와 고양시가 세계꽃박람회를 내년 5월 일산에서 열기로 하고 추진중이라는 소식이다.이 행사에는 우리와 꽃무역하는 10여개 나라가 참가한다.호수공원 30만평이 박람회장으로 된다니 그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자족시설 문제로 심기가 불편한 일산주민들 마음을 얼마만큼 풀어줄 수 있을 것인지.
꽃이란 모이면 경염을 벌이게 마련이다.모란·작약의 요염만이 아름다움은 아니다.가을날 들녘에서 하늘거리는 들국화에도 청초한 아름다움은 있는 것.더구나 세계의 꽃들이 모이면 아름다움뿐 아니라 지연·혈연 따지는 입겨룸질도 벌이는 것 아닐지 모르겠다.이를테면 달리아·해바라기·코스모스·마리골드등 이젠 「유럽의 꽃」으로 자리잡은 것들의 고향은 아메리카대륙이나 동양쪽이었다.육종학에 따라 화려해진 모습에 고향꽃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
각기 다른 전설을 두고도 말은 많을듯싶다.또 나라마다 다른 꽃말 때문에도 일산신도시 호수공원은 왁자지껄 들끓을듯.특히 아름다운 장미가 그렇다.영국·프랑스만 해도 60여가지라지 않던가.홍장미는 사랑(영국)·부끄러움(프랑스),백장미는 나는 당신을 닮았어(영)에 순진무구한 아름다움(프),시든 백장미는 덧없다(영)에 순진을 잃을 양이면 죽는 게 나아(프)하는 식으로.
금전화·금잔화·금선화라 불리는 마리골드와 해바라기 사이,「태양꽃」(선플라워)이란 이름 때문의「노란싸움」도 흑죽학죽 넘어가진 않을 것 같다.아메리카대륙에서 번져나면서오늘날에는 해바라기가 태양꽃으로 되었지만 그전에는 마리골드 차지 아니었던가.그러니 만나면 뿌리캐기로 티격태격을 벌일 법하다.
한자리에 모일 세계의 꽃들.싸움질 말고 다음 주제로 토론 한번 벌여보는 게 어떨지.『왜 예쁜꽃일수록 지는건 추한가』〈칼럼니스트〉
대자연의 신비가 가슴에 와닿는 노래다.그는 「비밀한 울음」이라 했지만 꽃은 대자연의 자애로운 웃음일 수 있다.세상사 옹이를 푸는 다사로운 입김일 수도 있고.백팔번뇌가 자부락거리고 열려버린 「판도라의 상자」가 족대기는 이승의 삶에서 눈으로 코로 스며드는 위로.그래서 사람들은 삶이 가멸져질수록 꽃이 웃는 정원을 그린다.한나라왕실의 상림원 기화요초가 3천여가지였다는 것도 그것이다.
경기도와 고양시가 세계꽃박람회를 내년 5월 일산에서 열기로 하고 추진중이라는 소식이다.이 행사에는 우리와 꽃무역하는 10여개 나라가 참가한다.호수공원 30만평이 박람회장으로 된다니 그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자족시설 문제로 심기가 불편한 일산주민들 마음을 얼마만큼 풀어줄 수 있을 것인지.
꽃이란 모이면 경염을 벌이게 마련이다.모란·작약의 요염만이 아름다움은 아니다.가을날 들녘에서 하늘거리는 들국화에도 청초한 아름다움은 있는 것.더구나 세계의 꽃들이 모이면 아름다움뿐 아니라 지연·혈연 따지는 입겨룸질도 벌이는 것 아닐지 모르겠다.이를테면 달리아·해바라기·코스모스·마리골드등 이젠 「유럽의 꽃」으로 자리잡은 것들의 고향은 아메리카대륙이나 동양쪽이었다.육종학에 따라 화려해진 모습에 고향꽃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
각기 다른 전설을 두고도 말은 많을듯싶다.또 나라마다 다른 꽃말 때문에도 일산신도시 호수공원은 왁자지껄 들끓을듯.특히 아름다운 장미가 그렇다.영국·프랑스만 해도 60여가지라지 않던가.홍장미는 사랑(영국)·부끄러움(프랑스),백장미는 나는 당신을 닮았어(영)에 순진무구한 아름다움(프),시든 백장미는 덧없다(영)에 순진을 잃을 양이면 죽는 게 나아(프)하는 식으로.
금전화·금잔화·금선화라 불리는 마리골드와 해바라기 사이,「태양꽃」(선플라워)이란 이름 때문의「노란싸움」도 흑죽학죽 넘어가진 않을 것 같다.아메리카대륙에서 번져나면서오늘날에는 해바라기가 태양꽃으로 되었지만 그전에는 마리골드 차지 아니었던가.그러니 만나면 뿌리캐기로 티격태격을 벌일 법하다.
한자리에 모일 세계의 꽃들.싸움질 말고 다음 주제로 토론 한번 벌여보는 게 어떨지.『왜 예쁜꽃일수록 지는건 추한가』〈칼럼니스트〉
1996-03-2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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