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군사훈련 최근접지 마조도를 가다

중 군사훈련 최근접지 마조도를 가다

이기동 기자 기자
입력 1996-03-19 00:00
수정 1996-03-1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공항활주로 대공포 배치 “전쟁전야”/부두선 군인이 승객 체크… 주민 피란행렬/상가 모두 철시… 집총군인들만 거리 누벼

중국인민해방군의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이 시작된 18일낮.20인승짜리 쌍발 프로펠러기를 타고 내려다본 대만해협은 모든 선박의 출항이 중지된 탓에 배한척 눈에 띄지 않는 「죽음의 바다」같았다.대북시 송산비행장을 이륙한 비행기는 비안개를 헤치고 50여분만에 아슬아슬하게 마조도의 북간공항에 착륙했다.

기자와 영국의 BBC방송,대만TV를 비롯한 외국기자 10여명과 마조도에 근무하는 대만관리등 모두 15명안팎의 승객을 위해 대만항공이 마련해준 소형 프로펠러기였다.일반민항기는 16일부터 운항이 대부분 중단됐다.

본토의 복건성에 거의 턱밑에 위치한 마조도는 18일 시작된 중국인민해방군의 훈련지역에 가장 가까운 대만영토이다.남간도 북간도 동인도 여광등 모두 4개의 큰섬과 나머지 부속섬으로 이루어진 군도로 행정구역상은 마조현.특히 여광섬은 중국군 훈련지역에서 북쪽으로 불과 18㎞밖에 떨어지지 않은 그야말로 대만영토의 최전방이다.

비행기가 내린 북간공황은 활주로를 대공포들이 거의 에워싸다시피해 전쟁전야 같은 긴박감을 보여주고 있다.북간도에서 다시 여객선을 타고 20여분이 걸려 행정수도인 남간도에 도착했다.부두에서는 군인들이 서서 타고내리는 사람을 일일이 체크한다.전날부터 출항을 삼가하라는 현정부의 지시탓으로 선박들이 모두 항구에 닻을 내리고 있다.

하오 3시30분.남간도항에서는 전날 미처 해군선을 타지 못한 주민 30여명이 소형여객선에 몸을 싣고 있었다.모두들 작은 여행가방을 하나씩 들고 조금씩 긴장한 표정으로 배안에 자리를 잡고 있다.이들의 행선지는 대만본섬의 북동쪽 기융항.

마조현의 조상순 성장이 부두에 나와 떠나는 주민들을 안심시키느라 열심이다.그는 『정부에서 모든 대비를 갖추고 있으니 아무 걱정말라』『곧 사태가 진정될테니 다시 만나자』는 등 열심히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으나 정작 주민들의 표정은 그렇게 낙망스러운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조상순 성장은 이들을 떠나보낸 뒤 곧바로 소형여객선으로 여광섬의주민들을 대피시기기 위해 떠났다.중국군 훈련지역에서 북쪽으로 불과 18㎞밖에 떨어지지 않아 어느곳보다도 긴장이 더한 곳.지난 이틀사이에 5백여명의 주민중 3백명이상이 대만본섬의 북동쪽에 있는 기융항을 거쳐 대북 등 큰도시로 피난을 떠났다.18일에도 남은 주민들을 피난시키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었다.

마조도는 주민 5천6백명에 주둔군인수가 2만명을 넘는 군사지역으로 그야말로 대만의 최일선인 셈이다.학교도 17일부터 이른 봄방학에 들어갔고 사람이 없으니 상가도 모두 철시했다.

마조현 수도인 남간섬에서도 민간인은 거의 떠났고 집총한 군인들만 간혹 거리를 누비고 있다.마을 곳곳에 붉은글씨로 돌에 새긴 「독립작전」「정부수호」「자력갱생」등의 구호가 섬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마조도에 있는 초등학교 8개와 중등학교 1개가 모두 조기 봄방학에 들어갔는데 마조현정부의 장이덕비서(36)는 『학부모들이 모두 애들을 본섬으로 데리고 나가려고 조기방학을 원했다』고 말했다.그는 남은 주민들에게는 『실제 전투가 일어날 경우 소총이 지급된다』고 말하고 물론 그전에 주민들을 대부분 대피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마조도의 분위기에 대해 『최전방이기 때문에 평소에도 방공대피훈련등은 수시로 실시하게 때문에 지금 특별히 준비하는 것은 없다』고 말하고 주민들도 각자 집에 비상식량등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재미있는 것은 밖으로 드러난 이런 긴장감과는 달리 주민들중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기자가 묵은 호텔주인 여씨는 주로 고기잡이를 하는 이곳 주민들은 큰바다에서 중국본토 어부들과 수시로 만나 친해진 사람이 많고 『중국어부들과 국제전화로 수시로 안부도 전하곤 하는 탓인지 중국본토에 대한 두려움은 크게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한 주민은 『고기잡이 나가 중국어부들과 이런저런 물건들을 사고파는데(불법무역)훈련이 시작되고부터는 이것을 못해 수입에 지장이 있다』는 말도했다.〈마조도=이기동 특파원〉
1996-03-19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결혼식 생략?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 생각은?
비용 문제 등으로 결혼식을 생략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1. 결혼식 굳이 안해도 된다.
2. 결혼식 꼭 해야 한다.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