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후보 비난 흑색선전 “기승”

상대후보 비난 흑색선전 “기승”

김경운 기자 기자
입력 1996-03-16 00:00
수정 1996-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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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전화걸어 타당후보 들먹인뒤 욕설/식당에서 인신공격하다 난투극 벌이기도

합법적인 선거운동 기간을 열흘 정도 앞두고 각 후보들이 본격적인 득표경쟁에 나선 가운데 흑색선전이 난무한다.

중앙선관위와 각 당의 선거관계자에 따르면 철저한 규제로 금품선거는 줄어들었지만 「상대방 헐뜯기」는 더욱 늘어났다.

중앙선관위에 지난 6일까지 집계된 1백51건의 불법선거 사례 중 불법 홍보 및 인신공격 유형이 77건으로 전체의 51% 이상이다.

지난 달 10일 용산구 이태원동에 사는 W모씨(34·회사원)는 새벽 4시에 괴전화를 받았다.『모 정당 여론조사원인데 이번에 우리 당에서 K모씨가 후보로 나오는 것을 아느냐』고 묻길래 모른다고 대답하니까 『정신을 어디다 두고 그것도 모르느냐』는 힐난이 쏟아졌다.얼떨결에 전화를 끊고 나니까 불쾌한 생각에 화가 치밀었다.

이는 K씨의 지구당 사무실로 항의전화가 빗발치면서 밝혀졌다.그 외에도 『K씨가 삼청교육대 다녀온 것 아느냐』,『다른 당을 지지한다』고 대답할 경우 『서툰 짓 하지 말아라』며반말로 화까지 낸다.

이쯤 되면 괴전화가 K씨의 선거운동원이 아니라는 것쯤은 누구나 눈치챌 수 있다.이른바 역공작이다.

흑색선전을 하다 봉변을 당한 일도 있다.지난 달 13일 하오 1시30분쯤 용산구 순천향병원 근처 한정식집 「능라도」.이 지역 출마예정자 S모씨의 아들이 당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면서 상대 진영의 K후보에 대해 『70살(사실은 68세)도 넘어 무슨 국회의원이냐』며 인신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마침 그 곳에는 K후보의 둘째 딸이 일행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원수」처럼 두 집안의 용감한(?) 아들,딸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머리채를 잡고 난투극을 벌였다.주위의 유권자들이 딱하게 여긴 것은 물론이다.

상대방 당의 수뇌부에 대한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는다.지난 2일 서울 신촌 그레이스 백화점 앞에서는 모 정당의 시국강연회가 열렸다.각 지역 공천자 6명이 돌아가며 강연을 했는데 N모씨는 『3김씨는 비행기를 타고 가다 모두 떨어져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고,P의원은 『K모씨는매국노다.아니면 나를 법에 걸어라』는 등 거침없이 상대방 당대표의 이름을 들먹였다.

흑색선전은 당사자가 부인해도 별 효과가 없다.오히려 살이 붙게 마련이라 피해자들만 골탕먹는다.이를 심판하는 방법은 유권자들의 현명한 한표 뿐이다.<김경운 기자>
1996-03-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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