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차업계 “전략적 제휴”/제네바 모터쇼서 본 공동개발 실태

외국 차업계 “전략적 제휴”/제네바 모터쇼서 본 공동개발 실태

김병헌 기자 기자
입력 1996-03-06 00:00
수정 1996-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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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안정조달·시장위험 분산·개발비용 절약/포드·폴크스바겐­미니밴 「몬데오」 출품/오펠­이쓰주­개조모델 「프론테라」/르노·베네통­패션카 「베네통」 선봬/롤스로이스­「아주레」 이서 디자인

자동차도 「적과의 동침시대」를 맞고 있다.

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된 제66회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관계에 있는 선진국 메이커들끼리 전략적 제휴로 공동 개발한 자동차들이 다양하게 선보였다.

이같은 현상은 각 메이커간에 신차종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함으로써 엄청난 규모의 개발비 부담을 줄이고 독자개발에 따른 위험분산과 안정적인 부품물량 확보 등 일석삼조를 노리고 있다.특히 이들 자동차사들은 공동개발프로젝트의 성공여부를 지켜보면서 향후 업체간의 통합 등 깊숙한 제휴의 단계로까지 발전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세계 자동차업계의 구조개편을 알리는 신호가 아니냐는 예측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 그것은 바로 당신 자신입니다」라는 주제를 내건 이번 제네바모터쇼에서 미국의 포드사는 폴크스바겐사와 제휴,공동개발 생산한 후륜구동형 미니밴 「몬데오」를 출품했다.

폴크스바겐사는 또 SEAT사와 제휴,VR­6엔진을 장착한 최고급 미니밴인 「샤란」을 선보였다.SEAT사도 이 차종을 「알함브라」라는 이름으로 브랜드만 바꿔 전시했다.마쓰다가 출품한 「121」은 포드의 「피에스타」와 같은 모델이다.

오펠사는 이쓰주사가 개발한 「아미고 로데오」의 차체를 이용한 개조모델 「프론테라」를 출품했으며 고급차 전문업체인 영국의 롤스로이스사는 벤틀리사의 「컨티넨탈 R 쿠페」를 기초로 개발한 신형 컨버터블 「아주레」를 출품했다.디자인은 이탈리아의 피니파리나사가 맡았다.

르노는 색감있는 의복을 만들고 있는 세계적 의류회사인 베네통사와 손을 잡고 패션카 「베네통」을 출품했다.또 스즈키사의 「비타라」는 푸조사와 시트로엥사가 공동개발한 터보디젤엔진을 얹었다.디젤엔진은 유럽자동차사들이 잘만들기 때문이다.

이번 모터쇼에 참가한 현대측 관계자는 『지난 92년 보스턴 컨설팅그룹에서 전세계 완성차 업체 중 생존할 수 있는 회사는 10개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예측을 내놓은 이후 경쟁사간의 전략적 제휴는 새로운 생존전략으로 자리잡아 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자동차사들이 출품한 차량들은 주로 이미 선보였던 차들이었으며 레저 스포츠카가 주류를 이루었다.현대자동차는 4일 제네바 현지에서 신차발표회를 가진 티뷰론과 아반떼투어링 등을 출품했다.<제네바=김병헌 기자>
1996-03-0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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