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 주제(외언내언)

대보름 주제(외언내언)

반영환 기자 기자
입력 1996-03-04 00:00
수정 1996-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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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정월대보름은 우리 민속놀이가 한꺼번에 몰려 있는 날이다.한해의 첫번째 맞는 보름날이라 풍요와 생산의 상징인 만월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했던 것이다.상원일이라 불린 대보름 민속으로는 달맞이,다리밟기,달집태우기,부녀자의 강강술래가 있다.다리밟기는 1년내내 다리병을 앓지 않는 것으로,달집태우기는 묵은 해의 액땜으로 여겨졌다.대보름밤에 아이들은 논둑에 쥐불을 놓고 불씨를 그릇에 담아 돌리는 쥐불놀이에 신이 난다.

겨우내 날리던 연도 대보름날에 멀리 날려보낸다.연과 함께 액운도 날려보내는 것이다.그런가 하면 동네 장정은 마을끼리 패를 나눠 석전놀이를 벌이기도 했다.돌에 맞아 얼굴이 깨지는 부상을 당하기도 하지만 농경민족의 상무적 기상을 계승하기 위해 장려되었다.이날 오곡밥에 나물을 먹는데 오곡밥은 타성의 세집 밥을 먹어야 그해 운이 튼다고 해서 여러집을 다니며 아홉번을 먹었다.산제나 동신제를 지내는 것도 바로 이날.축제를 통해 마을의 단합과 일체감을 다져나간 것이다.

4일은 정월 대보름이다.쥐불놀이나 오곡밥은 전해지고 있지만 다리밟기나 달집태우기,석전놀이등은 사라진 지 오래다.생활양식의 변천에 따른 변화일 것이다.그래도 지방에 따라 대보름의 옛 풍습을 되살려 대보름축제를 이어온 곳이 적지 않다.그런데 올해는 총선을 앞두고 통합선거법에 따라 대보름축제가 규제되고 있다고 한다.「선거에 영향을 주는 행사」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인천 동구청에서 6년동안 계속돼온 「화도진축제」가 선관위로부터 취소압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선거법 위반이란 제지에 상관없이 동구청은 4일 화도진공원에서 행사를 강행할 태세다.수원에서도 시·군 문화단체에서 예정한 대보름 민속놀이 한마당이 역시 선관위 지시로 전면중단되었다.대표적 민속놀이인 연날리기대회도 무산되었다.

대보름 민속놀이행사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사」로 보는 것은 지나치게 편협한 해석이다.선거가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민중의 민속놀이까지 중단시켜서 되겠는가.<번영환 논설고문>

1996-03-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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