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담은 가족사랑 “잔잔한 감동”

책에 담은 가족사랑 “잔잔한 감동”

이용원 기자 기자
입력 1996-02-13 00:00
수정 1996-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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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시대 가족의 진정한 의미 일깨워/세상 뜬 남편 그린 「당신은 나에게」/팔순할머니 일기 「가슴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식물인간 아버지 간병기 「생명일기」

현대사회를 흔히 핵가족시대라고 한다.그러나 사실은 「핵분열가족」시대라 불러도 좋을만큼,한지붕아래 가족끼리도 마음이 떨어져 사는 집이 적지않다.그래서인지 가족사랑을 진솔하게 표현한 몇몇 책들은 남다른 감동을 준다.

갑자기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며 아내가 쓴 「당신은 나에게」(도서출판 형제),간난의 세월을 산 팔순 할머니의 일기인 「가슴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다음세대),식물인간이 된 아버지를 끝내 회복시킨 아들의 기록 「생명일기」(김영사)가 그런 책들.

「당신은 나에게」는 지난해 1월 17일 과로로 순직한 김정룡농림수산부차관보(당시 52세)의 동갑내기 부인 장갑생씨가 남편과의 극진했던 사랑,그리고 자랑스러웠던 남편의 삶을 회상한 글이다.다가오는 운명을 모른 채 가뭄대책을 세우느라 바쁘게 움직이는 김차관보를 바라보며,그와의 만남·결혼생활들을 되돌아보는 지은이의 마음이 숨지기 전 나흘이라는 기간동안 전개된다.

참다운 부부애를 엿보게하는 책이다.

「가슴이…」는 가난한 농부의 딸로 태어나 2남4녀를 키운 홍영녀할머니의 일기책.일흔살이 되어서야 한글을 깨칠 수 있었던 홍할머니는 가슴에만 묻어두었던 절절한 사연을 10년동안 대학노트 8권 분량에 깨알같이 적어놓았다.초등학교 교사인 맏딸의 눈에 띄어 출간된 이 일기에는 자식·손주에 대한 사랑과 섭섭함,늘그막에 느끼는 외로움,지나간 세월에 대한 회한이 숨김없이 드러나 있다.눈물이 메마른 이 시대 자식된 사람의 눈물샘을 모처럼 자극하는 책이다.

그런가하면 재미 한국인 2세 루이스 최가 쓴 「생명일기」는 꺼져가는 아버지의 목숨을 되살려낸 현대판 「단지」이야기이다.지난 91년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부를 다니던 최씨(당시 22세)는 아버지의 병이 위중하다는 소식에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한다.식물인간이 돼 의료진마저도 포기한 아버지를,그는 온갖 수발 끝에 소생시킨다.「생명일기」는 그가 6백18일동안 간호하면서 남긴 기록.

이밖에 가정에서 아버지의 할일을 밝힌 「아이가 당신을 닮아도 좋은가?」(정송 지음,문화환경)와 부모·자녀 사이에 바람직한 대화법을 제시한 「이 시대 가족들의 따뜻한 이야기」(전2권·이민정,김영사)도 가족간 사랑을 지켜주는 좋은 책들이다.

며칠 뒤면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설이다.책 한권으로 가족사랑을 되새겨봄직 하다.<이용원기자>
1996-02-1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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