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야의 종소리/황석현 논설위원(외언내언)

제야의 종소리/황석현 논설위원(외언내언)

황석현 기자 기자
입력 1995-12-31 00:00
수정 1995-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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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세번 은은한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95년은 끝나고 96년 병자년 새해가 밝아 온다.하늘끝 구석구석까지 긴 여운을 남기며 울려퍼질 보신각 종소리는 어제의 질곡과 어둠을 모두 밀어내고 새로운 출발의 힘찬 신호음으로 우리 모두의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서울 종로 네거리에 걸려있는 보신각종은 조선조 세조14년(1468년)부터 파루(새벽4시)와 인정(밤10시)때 종을 울려 서울 도성문을 여닫으면서 서민생활의 길잡이 역할을 맡아 왔다.그러나 이 종은 일제의 민족정기말살정책으로 36년 동안이나 벙어리가 됐었다.

해방후 다시 울려 퍼지기 시작한 보신각종은 새해 첫날,3·1절,광복절등 한해에 3차례 온누리에 우리 민족의 굳은 기상과 맑은 심성을 전해왔다.3·1절과 광복절 타종도 우리 민족혼의 결집을 다지는 중요한 의식이지만 무엇보다 뜻깊은 것은 새해 새출발을 다짐하는 제야의 타종이다.

보신각종이 제소리를 내지 못하게 된 것은 지난 84년.80년부터 종 안쪽의 심한 균열로 3·1절과 광복절에 타종할수 없게됐고 84년에는 목쉰 소리나마 명맥을유지해왔던 제야의 타종마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그래서 서울신문사는 보신각종 복원운동에 앞장섰고 국민들은 너도나도 정성을 다해 이 운동에 동참했다.보신각종이 복원된 것은 그 이듬해인 85년.무게20t 높이4m의 거대한 범종이 새롭게 만들어졌고 맑고 은은한 종소리가 다시 울려퍼지게 됐다.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1996년 첫날 0시.보신각종은 제야의 종소리로 우리국민의 가슴마다에 또다시 희망과 결의를 안겨줄 것이다.서울시는 제야의 종소리가 갖는 의미를 더욱 뜻깊게 하기위해 올해부터 타종이 끝나는 순간 「소망바구니 띄우기」행사도 펼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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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누구나 새해소망을 적은 종이를 보신각근처에 놓여있는 대나무바구니에 넣을수 있고 바구니에 담긴 시민들의 소망은 애드벌룬에 매달려 50㎞상공까지 올라갔다가 터질때 하늘에 가득 뿌려지게 된다.우리국민들의 소박한 소망이 모두 이루어지기를 두손 모아 기원한다.
1995-12-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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