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동구 공산당 복귀와 한반도(박화진 칼럼)

러·동구 공산당 복귀와 한반도(박화진 칼럼)

박화진 기자 기자
입력 1995-12-22 00:00
수정 1995-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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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바초프의 개방·개혁을 계기로 탈공산주의폭풍이 휘몰아쳤던 옛소련·동구에 이번에는 공산당부활의 거센 역풍이 불고있다.92년 11월 리투아니아에서 시작,93년 폴란드,94년 헝가리·불가리아 의회총선을 석권한데 이어 금년엔 폴란드의 대통령선거를 앞도했으며 마침내는 17일 실시된 민주러시아 최초의 의회총선도 휩쓰는 맹위를 떨쳤다.이같은 기세로 나간다면 내년6월 러시아대통령선거도 위험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관측통들의 비관적 분석이다.

이것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공산주의는 아직 종언을 고한 것이 아닌가.서방세계는 그동안 옛소련 및 동구의 탈공산주의를 위한 자유민주화 및 시장경제노력을 환영하고 지원해왔다.그러나 지금 일어나고있는 현상은 개방개혁과 탈공산주의 불과 5년만에 옛공산종주국 소련후신인 러시아를 비롯 그 위성지역이었던 동구가 모두 공산당통치로 그것도 이번에는 국민들의 자유선택을 통해 복귀하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닌것같다.지금의 공산당복귀선풍은 프롤레타리아독재의 옛공산당에 대한 지지와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기대했던 개방개혁세력의 불만스런 정책미숙과 실패에 따른 사회경제적 혼란에 대한 실망과 반발에서 주로 비롯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있다.50년이나 살아오며 익숙한 공산당독재 사회주의체제로부터의 탈출이 단기간에 순조롭게 이루어진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마찰과 희생의 시행착오는 당연히 거쳐야할 불가피한 과정이며 최근 공산당복귀선풍도 그런 갈등의 일부로 보아야 할것이다.

동구및 러시아의 새공산당들은 가격통제를 통한 중앙계획경제의 재생,연금생활자,봉급생활자에 대한 국가보호의 확대 등 정강정책에선 과거공산당과 별차가 없으나 공산당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무력 혁명노선」을 공식 포기한 점이 무시무시했던 과거 공산당과는 완전히 다르다.또 당부서간부가 기업가들로 채워지고있는 사실도 마찬가지다.공산당복귀선풍 또한 새로운 시장경제 파생물의 하나에 불과한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러시아·동구의 새공산당은 한마디로 서구의 사회당에 비유될수 있는 것이다.

북한과 우리국내의 일부 친북사회주의세력은 러시아·동구의 최근 공산당복귀선풍을 스탈린식 공산당독재 고수의 명분으로 착각해서는 안될것이다.탈공산주의는 공산주의 종언의 각성에서 시작된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며 지금의 공산당복귀선풍은 그러한 선택자체의 잘못이 아니라 선택실천과정의 미숙과 잘못 및 혼란에 따른 반발인 것이다.자유민주체제속의 견제와 균형 과정인 것이다.그 과정의 시작은 서둘러야지 「우리식사회주의」 고수 등으로 기만하거나 기피 혹은 외면할 일이 아닌 것이며 고수는 보다큰 파멸을 예비하는 행동에 지나지않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러시아·동구 공산당 복귀선풍에도 불구하고 그들 나라와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수 있고 나갈 필요도 있을 것이다.개혁·개방을 서둘고있는 공산당통치의 중국·베트남과 이미 긴밀한 관계를 발전시켜왔다.최근엔 공산당복귀후의 헝가리 대통령방한,김영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있었다.러시아와도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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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구와 러시아의 시행착오와 한·중 관계의 발전등을 경험하면서 우리의 국가활로는 누가 뭐래도 역시 경제건설 즉 강력한 경제력 달성에 있음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중국·베트남은 물론 공산당복귀의 동구도 우리와의 관계발전을 원하는 것은 그나마 지금의 우리경제력 때문이며 공산당복귀의 러시아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지금은 이데올로기가 아닌 경제가 말을 하는 시대이며 우리의 가장 중요한 통일무기는 독일과 마찬가지로 경제력,일본도 능가하는 강력한 경제력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논설실장>
1995-12-2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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