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명예를 회복하는 길(사설)

재계가 명예를 회복하는 길(사설)

입력 1995-12-20 00:00
수정 1995-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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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민간경제계를 대표하는 재벌그룹 총수들이 비자금사건으로 전직대통령과 함께 무더기로 법정에 선 장면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한국기업과 기업인의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진 듯한 충격과 허탈감을 느낀다.

비자금사건의 첫 공판과 관련,재계는 일반적으로 무거운 분위기속에서 앞으로의 경제와 기업활동을 크게 우려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해당 그룹기업 직원의 사기가 저하되고 대외적 이미지가 실추됨으로써 해외사업도 차질을 빚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검찰신문에 대한 재벌피고인들 답변을 보면 뇌물공여행위임을 솔직히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재판받는 사실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검찰을 원망하는 내용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었으나 특혜는 바라지 않고 관행에 따랐을 뿐이란 면피성 대목이 빠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는 이들의 답변내용을 놓고 새삼스레 비난을 하는 등 왈가왈부하지 않겠다.어찌 보면 재벌총수들은 법정에 선 사실 하나만으로도 뼈 아픈 징벌을 받은 셈이며 형사적 처벌과는 별도로 내면적인 자괴감(자책감)의 고통을 통해 이미 죄값을 치르는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다만 우리의 경제가 우려되는 오늘의 결과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재계로부터 크게 비롯되었음을 잊지 말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열과 성을 다하기를 당부하는 것이다.또 재계와 함께 과거 부패관행의 큰 몫을 담당한 정치권 인사들도 그들의 큰 깨달음이 정경유착근절의 불가결한 요소임을 깊이 새겨 투명한 정경관계를 정립함으로써 대외이미지를 개선하도록 촉구한다.

이와 함께 국민 역시 비자금사건을 계기로 재벌그룹이 보이고 있는 기업윤리강령선언 등의 개혁적 노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이들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이윤추구와 함께 사회·국가발전의 새로운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성원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정치권과 근로대중인 일반국민,그리고 재계등 세 주체가 안정된 정립의 자세를 갖추고 미래지향적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우리경제의 성공적인 재도약이 가능하다.

1995-12-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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