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피고인 서 있으라” 깐깐한 재판/비자금사건 심판하는 3인

“노 피고인 서 있으라” 깐깐한 재판/비자금사건 심판하는 3인

박상렬 기자 기자
입력 1995-12-19 00:00
수정 1995-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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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자료 낼 구체날짜 대라” 검사에도 따끔히

노태우 전대통령 부정축재비리사건 공판을 맡은 형사 합의30부는 서울지법의 수석재판부답게 깐깐한 재판진행으로 주목을 끌었다.

이 재판부의 재판장은 김영일(55·사시6회) 부장판사,주임인 우배석은 김용섭(39·사시 26회)판사,좌배석은 황상현(31·사시 31회) 판사가 각각 맡았다.

김부장판사는 이날 개정과 함께 첫 호명자인 노씨가 호명뒤 곧바로 자리에 앉자 『피고인 15명을 모두 호명할 때까지 서있으라』라고 엄명했다.

전직대통령도 「예외없음」은 하오 노씨에 대한 검찰의 신문과정에서도 이어졌다.김부장은 노씨에게 『재판부를 쳐다보며 답변하시오』 『큰 소리로 말하세요』를 틈틈이 요구했던 것이다.

재판장의 깐깐함은 하오 속개된 재판에서는 검찰측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김필규 검사가 이현우씨를 신문하면서 「피고인」이라는 말대신 「씨」라는 호칭을 사용하자 3번에 걸쳐 호칭을 바꾸도록 주문한 것이다.

『피고인이란 검찰에 피소된 자를 호칭하는 법정용어』라는 가르침도 곁들였다.

신문을 계속하는 김검사의 목소리가 잠시 가늘게 떨렸다.

김부장판사는 하오 6시20분쯤 이날 공판이 끝날 무렵에도 검찰에 이례적으로 냉정한 주문을 했다.

검찰이 통상적인 절차대로 수사가 아직도 일부 진행중이므로 증거자료를 차후에 제출하겠다고하자 구체적인 날짜를 요구했다.

검찰측이 가급적 빠른 시일이라고 말하기가 무섭게 『다음 재판일을 추후지정하란 말인가』라며 김판사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당황한 검찰은 숙의끝에 일주일뒤인 26일을 약속했다.

김부장판사는 이어 재판장의 공지사항을 통해 「어느 한 사람이라도 재판일에 출두하지 않으면 모두에게 불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재벌총수 피고인들에게 경고하는 한편 변호인단에게는 「신속한 재판진행을 위해 대표변호인을 선정,중복된 질문을 하지 말도록 하라」고 주문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박상렬 기자>
1995-12-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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