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함 포템킨(영화탄생 100년/감동의 명화)

전함 포템킨(영화탄생 100년/감동의 명화)

이정하 기자 기자
입력 1995-11-18 00:00
수정 1995-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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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뎃사 계단」 학살장면에 전율”/러 1차 혁명기때 전제항거 그린 작품/5장으로 이뤄진 각장은 하나의 삽화

10년전 「전함 포템킨」을 비디오로 처음 보았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당시 나는 허름한 어떤 출판사에 기식하고 있었는데 그 출판사가 밤이면 작은 비디오방으로 변하곤 할 때가 얼마간 있었다.「전함 포템킨」을 찾는 사람들 때문이었다.그때는 그랬다.그후 나는 에이젠슈타인 선집을 편역하면서 우연찮게 그의 전 작품을 구해 찬찬히 살펴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그러면서 그에 관한 몇편의 글을 쓰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달갑잖게도 에이젠슈타인 전문가로 알려져 버렸다(이 땅에서 전문가란 얼마나 터무니없이 탄생하는가!).하여간 이런저런 인연으로 에이젠슈타인은 내게 잊지못할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쉽게 접근하기에는 너무 크고 복잡한 인물이다.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1898∼1948)은 다면적인 인격의 소유자였다.그는 영화감독이자 탁월한 이론가였고 소비에트영화의 주춧돌을 놓은 교사이기도 하였다.그는 영화에 변증법을 도입한 인물이며 개인적·상업적 영화가 아니라 혁명적 영화를 주창했던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그러나 그의 창작생활은 스탈린과의 충돌로 끊임없는 난관에 부딪쳤다.「전함 포템킨」은 그러한 수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작품이다.

「전함 포템킨」은 1905년 러시아 1차혁명기에 발생했던 포템킨 타브리체스키호 반란사건을 그린 작품이다.당시 「파업」이란 영화를 만든 에이젠슈타인의 나이는 스물일곱살이었다.한데 1905년 혁명 20주년 기념위원회는 이 청년에게 덥석 기념영화의 제작을 맡긴 것이다.「구더기가 들끓는 고기」에서 시작되는 수병과 장교의 충돌을 그린 「뒷 갑판의 드라마」,바쿨린추크의 주검 옆에서 벌어지는 민중집회,오뎃사 계단의 학살,전함과의 조우를 거쳐 10월혁명으로 항행하는 이 영화는 전제에 항거하는 열정으로 충만돼 있다.영화의 등장인물은 모두 비전문배우들이며 또한 개인적 주인공도 없다.「전함 포템킨」은 가히 파토스의 영화다.그 파토스는 변증법적 방법의 토대위에 구축된 유기적 구성과 몽타주에서 나온다.영화는 5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장이 하나의 삽화를 구성하고 그것이 「5막비극」의 각 막에 해당한다.각 막은 또한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첨예하게 맞서는 질적 대립물로 발전한다.유명한 오뎃사 계단의 학살장면은 몽타주­유기성­파토스의 날카로운 정점을 이룬다.체제(차르와 혁명적 군중),사상(학살과 분노),움직임(하강과 상승)­이 모든 것들의 필연적 충돌은 몽타주에 의해 포착돼 다시 객석의 관객을 충전하는 파토스로 작용한다.오늘날 「전함 포템킨」에서 우리가 진정 읽어야할 것은 인간을 위한 예술이라는 테마이다.『모든 것은 인간속에 모든 것은 인간을 위해』푸슈킨의 이 시구는 에이젠슈타인의 모든 영화를 관통하는 경구이기 때문이다.<이정하 영화평론가>

1995-11-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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