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소나무(외언내언)

남산 소나무(외언내언)

황석현 기자 기자
입력 1995-10-21 00:00
수정 1995-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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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위의 저 소나무/철갑을 두른듯….」애국가 가사의 한구절.소나무는 애국가뿐만 아니라 우리의 전래동화·민요·속담 등에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낸다.그림에도 빠져서는 안되는 단골소재.예부터 소나무는 우리민족의 정서에 가장 친숙한 나무였다.

나무껍질은 검붉고 비늘모양,잎은 바늘의 형상으로 한반도와 중국·일본등지에 분포되어 있다.한그루씩만 보면 모양새는 그리 아름답지도 않고 열매인 솔방울도 별 쓸모가 없다.경제적으로는 효용가치가 적은 편.한옥의 건축재나 침목으로 쓰이고 있지만 옛날의 여인네들은 주로 땔감으로 사용했다.그러나 보릿고개로 상징되던 참담했던 가난의 시절,소나무껍질을 벗겨 굶주린 배를 달래던 일을 50대이상의 많은 중·노년들은 「슬프지만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옛날에는 산마다 소나무가 울창했었다.산만이 아니라 큰마을 어귀에는 소나무 숲이 있었고 그곳은 마을사람들의 운치있는 쉼터였다.애국가 가사에 나타나듯 서울의 남산도 소나무숲이 자랑거리였다.그러나 남산의 소나무숲은 외래종인 아카시아의 강인한 번식력과 공해에 밀려 날로 줄어들고 있다.전체 삼림면적 68만여평 가운데 소나무숲은 13만평으로 겨우 20%를 차지하고 있다.이에 비해 아카시아숲은 소나무숲의 2배나 되는 25만평에 달한다.

서울시와 산림청은 남산소나무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전국 각지의 아름드리 소나무 80그루를 옮겨와 지난해 폭파 철거된 외인아파트자리에 심는다고 한다.이 소나무들은 평균 수령이 50년으로 전국 15개 시·도에서 뽑힌 우량품종들.어쨌든 반가운 일이다.

산뿐이 아니라 도시의 공원이나 집뜰에 소나무를 심어 우리의 전통적인 조경문화로 정착시킨다면 정서순화에도 도움이 될듯.실제로 서울도심에 있는 몇몇 빌딩 주변에는 소나무가 심어져있어 독특한 멋을 자랑하고 있다.얼마전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우리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응답자의 54%가 소나무를 꼽았다.소나무는 예나 이제나 변함없는 「우리민족의 나무」임에 틀림없다.<황석현 논설위원>

1995-10-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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