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없는 집/고인수 포항공대 교수·물리학(굄돌)

컴퓨터 없는 집/고인수 포항공대 교수·물리학(굄돌)

고인수 기자 기자
입력 1995-10-19 00:00
수정 1995-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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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과 같은 정보화시대에 컴퓨터를 모르면 컴맹이라는 별명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되기 십상이다.특히 자녀를 둔 부모입장에서는 아이들이 컴퓨터를 모르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집집마다 한대씩 사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전공 탓으로 개인용 컴퓨터가 처음 세상에 등장한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사용하여 이제는 컴퓨터 없이는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그런데도 집에는 컴퓨터가 없다.사실 큰아이가 국민학교 2학년이던 8년 전에 지금은 보기 어렵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좋았던 XT급의 컴퓨터가 집에 있었다.그런데 아이들이 컴퓨터를 사용한 것이 거의 게임인 것을 지켜보면서 실망감을 더해가던 중 어느날 아이들이 게임을 하다 컴퓨터를 망가뜨렸다.

그후 지금까지 우리집은 컴퓨터가 없는 집이 되어버렸다.그 덕에 우리 아이들은 대부분의 친구들과 달리 컴퓨터 통신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컴퓨터와 마주앉아 있기만 해도 대견하게 생각하는 듯 하다.특히 컴퓨터를 잘 모르는 부모들은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을 마치 공부라도 하는 것처럼 받아들인다.그러나 막상 아이들이 컴퓨터와 친하게 지내는 통로는 계산이나 프로그램을 짜는 등의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정신적으로 덜 성숙한 아이들에게 게임은 말할 것도 없고 PC통신 역시 접하는 정보가 과연 바람직한 내용인지 부모된 입장에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이카 시대를 살면서 운전이 필수라 하여 어릴 때부터 운전교육을 시킬 필요는 없는 것처럼,컴퓨터 또한 지적수준이 어느 정도 성숙한 후에 배우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이런 아버지를 둔 덕분에 우리 아이들에게는 대학에 입학해야 컴퓨터가 생길 것이다.

1995-10-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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