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무는 「기아차」 인수설… 재계 “촉각”

꼬리무는 「기아차」 인수설… 재계 “촉각”

곽태헌 기자 기자
입력 1995-10-13 00:00
수정 1995-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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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LG서 판매지원… 전략적 제휴” 소문/삼성 “미련 안버렸다”­현대선 주식 매입 “견제”

자동차 업계에 합병설과 전략적 제휴설이 난무한다.자동차 업계 뿐 아니라 재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특히 기아자동차를 둘러싼 각종 소문이 많다.

기아 합병설이 자주 나도는 것은 특별한 대주주가 없는 데다,자동차 산업이 앞으로 더욱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유망분야이기 때문이다.

현대·삼성·LG그룹 등 「빅3」가 모두 기아인수설에 등장한다.재계와 증권가에서는 ▲LG와 기아의 전략적 제휴설과 ▲LG의 기아 인수설이 점차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LG가 기아에 수천억원을 지원하고,LG전자 매장 등 LG의 유통망을 동원해 기아 판매를 지원한다는 게 전략적 제휴설의 내용.또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LG가 기아와 공동으로 부품을 개발한다는 소문도 이 범주에 속한다.

LG와 기아의 전략적 제휴설은 올 초까지 나돌았으나 최근에는 LG의 기아 인수설 검토로 확대됐다.구본무 회장 취임 이후 LG가 공격적 경영을 펼치는데다,최근 중화학 공업 육성을 새 목표로 세웠기 때문이다.

삼성의 기아 인수설은 벌써 구문이 돼버렸다.승용차 진출을 위해 그룹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했던 삼성은 당초 신규진출보다는 기존사 인수에 관심을 표명했었다.신규진출로는 기존사와 제대로 경쟁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작년 말 승용차에 진출한 뒤에도 기아 인수에 계속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삼성의 한 관계자는 『기존사를 인수하지 않겠다는 말은 이건희 회장의 각서에 없다』는 말로,기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음을 은근히 비쳤다.

삼성은 서울 강남에 기존사 인수를 준비하는 팀을 가동 중이라는 얘기도 있다.기아의 합작사인 미국의 포드와 일본의 마쓰다 지분을 넘겨받을 것이라는 설도 나돈다.

현대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계열사인 현대증권,현대화재 등과 정세영 그룹회장과 특수관계인 한국생명을 통해 기아자동차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전해진다.한국생명의 오너는 정세영 회장과 사돈이다.

기아는 난무하는 합병설에 매우 불쾌한 기색이다.한 관계자는 『기아가 합병될 것이라는 소문은 모두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며 『포드나 마쓰다가 기아와 합작관계를 청산할 때에는 보유한 주식을 1차로 기아에 넘기기로 했다』며 소문을 일축했다.

지난 달 말 현재 기아의 우리사주 및 회사경영발전 위원회와 해외제휴선 등 기아에 우호적인 지분은 52.6%나 된다는 게 기아의 설명이다.삼성과 현대가 공식적으로 보유한 지분은 각각 6%와 1%선.

기아는 좋지 않은 소문의 진원지로 주로 삼성을 지목한다.합병설로 기아자동차의 주가를 올려 돈을 벌려는 작전세력들의 장난일 가능성도 점친다.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에는 인수 합병이 많았다.쌍용자동차는 지난 86년 동아자동차를 인수했으며 대우자동차는 지난 78년 새한자동차 경영에 참여하는 등 사연이 많다.꼬리를 무는 자동차 합병설이 언제 멈춰질 지 주목거리다.<곽태헌 기자>
1995-10-1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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