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 농지 구입 허용기준/「영농 참여기간」 싸고 줄다리기

도시인 농지 구입 허용기준/「영농 참여기간」 싸고 줄다리기

김규환 기자 기자
입력 1995-10-09 00:00
수정 1995-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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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행 앞두고 당­정 이견/농수산부­연간 45일 이상 농사일 직접해야/민자당­완전위탁 허용… 농지거래 활성화

도시인은 과연 연간 얼마나 농사에 직접 참여하면 농지를 지닐 수 있는가」

도시인이라도 농사를 짓기만 하면 농지를 지닐 수 있는 길이 트인 농지법의 시행을 2개월 남짓 앞두고,정부와 민자당간에 「농작업의 참여기간」에 대해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농지법에는 질병이나 군 입대 등으로 인해 노동력이 달리는 부득이한 일이 있을 때에는 농작업을 「부분 위탁」할 수 있게 돼 있다.

농지법이 시행되면 농지를 구입하기 전 농지 소재지에서 미리 6개월간 살아야 하는 「사전 6개월 거주요건」 및 농지가 있는 곳에서 20㎞ 이내에 살아야 하는 「20㎞ 통작거리 제한」 규정이 모두 없어진다.따라서 예컨대 내년부터는 서울에 살면서도 제주도에 있는 농지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 생긴다.현재 농민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도시인들이 농지를 구입해 농사를 지을 경우 과연 얼마 만큼을직접 농작업에 참여해야 하는 지의 여부이다.

농림수산부는 「농작업을 부분 위탁하더라도 농삿일의 3분의 1이나 아니면 연간 45일은 직접 농사에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의 농지법 시행령 제정안을 마련했으며,지난 달 입법예고를 끝낸 상태이다.농작업을 부분 위탁할 수 있는 범위를 제시한 셈이다.

농림수산부가 농지구입 이후 사후관리 기준을 이처럼 정한 것은 다분히 도시민들을 의식한 것이다.농작업의 절반이나 연중 90일 간을 농사에 참여하면 농업인(농민)으로 인정되기 때문에,도시민이 부업(겸업농)으로 농사를 지을 경우 최소한 이 정도는 농사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림수산부 김동태 농업정책 실장은 『농사철인 3∼10월의 일요일과 공휴일만 합해도 45일 정도는 된다』며 『여기에 휴가까지 계산하면 65일 가량의 시간을 낼 수 있으므로,도시민의 영농 참여일을 농사일의 3분의 1 또는 45일로 정했다』고 말했다.대도시에 살면서도 이 정도의 시간은 할애할 수 있기 때문에,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게 농림수산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민자당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민자당은 농작업을 「완전 위탁」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요구한다.이런 요구는 특히 농촌 출신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농의회」에서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민자당의 주장대로 농작업의 완전 위탁이 허용되면 도시민들도 마음만 먹으면 직장생활을 하면서 극단적으로는 시골에 한 번도 내려가 보지도 않고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된다.

민자당이 이런 요구를 하는 이면에는 도시민들에게 영농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도 있으나,이 보다는 농민들의 입장을 더 배려한 인상이 짙다.도시민이 직접 농사에 참여해야 하는 기간을 농림수산부의 방침대로 정하게 되면 농지거래가 위축됨으로써,농지가격이 떨어져 농민들에게 피해를 끼치게 된다는 논리이다.

이에 대해 농림수산부 안종운 농정기획심의관은 『완전 위탁을 허용하는 것은 농지의 소유자가 농작업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헌법상 경자유전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그는 『그뿐 아니라 농작업을 남에게 모두 맡길 경우,아무래도 농사일을 소홀히 하게 돼 생산성이 떨어지는 등 식량자급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며 『완전 위탁을 허용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자당의 민태구의원은 『완전 위탁이 불가능하면 도시민이 농작업에 직접 참여하는 기간이라도 45일에서 적어도 30일로 줄여야 한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이같은 줄다리기는 다음 달 초 쯤에 가서야 결말이 날 전망이다.

농림수산부는 민자당의 요구가 워낙 강경함에 따라 최근에는 다소 신축적인 입장을 취한 것으로 전해진다.앞으로 있을 당정협의에서 완전 위탁을 허용할 수는 없으나,도시민의 농작업 참여기간을 다소 줄일 수는 있다는 카드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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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도시민의 농작업 참여기간이 45일보다는 줄어들게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김규환 기자>
1995-10-0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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