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생 「또래폭력」에 시달린다/학원폭력­현장르포

국교생 「또래폭력」에 시달린다/학원폭력­현장르포

입력 1995-10-03 00:00
수정 1995-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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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가정 어린이 비행 부쩍 늘어나/집단구타·금품갈취 예사로/음란물·환각제류에 무방비… 흡연까지/술주정꾼 아빠·돈만 아는 엄마도 문제

『잘못 했어요.다시는 안 그럴께요』

같은 반 학생에게 몰매를 주고 돈을 빼앗았다가 경찰에 붙들려온 이모군(12·S국민학교 6년)과 이군의 어머니 최씨는 경찰서 소년계에서 각서를 쓰고 손발이 닳도록 빌었다.

『다음에 또 그러면 바로 소년원으로 보내겠습니다』

그러나 이군을 데리고 경찰서 문을 나서는 최씨는 걱정이 앞선다. 이군이 학교에서 사고를 쳐 최씨가 경찰서를 드나든지도 벌써 세번째다.

그때마다 학교 선생님과 아이들을 대할수가 없어 학교를 옮겨 왔는데 이번에 또 일이 벌어진 것이다.

다른 아이보다 덩치가 좀 큰편인 이군이 국민학교 4학년때 처음 다른 아이를 두들겨 팼을 때 최씨는 아들이 어릴적부터 태권도를 배워 우쭐거리는 정도로 생각해 그냥 넘어갔다.

그러나 그런일이 계속됐고 이번엔 돈까지 빼앗았다기에 최씨에겐 충격이었다.일이 벌어질때 마다 아들이 왜 그랬을지 곰곰이생각해 보았지만 이유는 하나뿐 인듯했다.남편의 사업도 웬만해 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남편이 술만 먹으면 애들 앞에서 주정을 부리고 자신에게 손찌검을 하는 버릇을 떠올렸다.

인천 서구 가좌동 가좌국민학교 박정애(30·여)교사는 『집에서 제일 싫은 부모 모습을 설문조사한 결과 매일 술먹고 늦게 들어오는 아빠와 돈만 아는 엄마,부모가 모두 돈 벌러나가 방과후에도 텅빈 집 등으로 나타났다』며 『상담 결과 비행어린이가 되는 제일 큰 원인은 가정불화였으며 최근엔 맞벌이부부 가정의 아이들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학생들 역시 주변에 돌아다니는 음란물과 환각제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각 학교가 밀집해 있는 성북구 동소문동 주변 비디오방이나 만화방에서는 중학생형들과 어울려 담배를 피우는 덩치 큰 국민학생들을 가끔 볼 수 있다고 인근 상인들은 입을 모은다.

서울 상계동 상계국민학교 김홍식(36)교사는 『학교주변 불량배들은 대부분 그들이 다녔던 학교 근처에서 폭력을 휘두르고 금품갈취를 해오다 퇴학당해 학교바깥으로 나와 불량배로 전락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범죄의 소굴로 떨어지고 만다』고 강조하면서 여건이 갖춰지면 관심있는 분들과 함께 「가정찾기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김경운 기자>
1995-10-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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