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로 회의는 실무협상이다(사설)

경수로 회의는 실무협상이다(사설)

입력 1995-09-13 00:00
수정 1995-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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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콸라룸푸르에서 시작된 한반도 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간 경수로협정체결 협상은 정치적이라기보다 지극히 실무적인 성격의 협상이다.제네바합의가 북한의 핵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의 향방을 정한 것이라면 지난6월의 콸라룸푸르합의는 어떤 경수로를 누가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의 원칙을 결정한 것이고 11일부터 콸라룸푸르에서 개막된 협상은 그 경수로공급을 위한 구체적인 계약서를 만드는 작업이다.

실무협상에 정치성이 개입하게되면 일을 그리칠 소지가 많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실무적인 문제를 정치적으로 다루게되면 문제는 문제대로 꼬이고 일은 일대로 잘못될 가능성이 크다.그러나 이번 회담의 북한측 허종수석대표가 도착성명에서부터 KEDO는 미국이 조직했으니 경수로공급의 종국적인 책임은 미국에 있다는등 KEDO의 성격을 정치적으로 왜곡하려든 것은 이협상의 앞날을 예측케하는것 같아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있다.

원칙을 정하는 일도 어려운 일이지만 한조문 한조문 법적인 문서를 만드는 일은 더욱 까다롭고 중요한일이 아닐수 없다.경수로 공급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가,건설비 상환은 어떤방식으로 할 것이며 사고시 배상문제는 또 어떻게 하고,양측의 의무사항은 어디로 할 것인가하는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일이 간단할리 없다.그뿐아니라 우리기술진의 신변보장,출입국관리,물자와 장비의 반입등 복잡한 문제들이 산적해있다.조목조목 분쟁의 소지없이 정확히 규정해놓지 않으면 앞으로 8년여에 걸친 경수로건설 과정동안 두고두고 시비가 될 것은 불을 보듯 빤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이미 합의된 것처럼 경수로를 북한에 일정대로 차질없이 공급하는 것이다.그러자면 이번협상이 빈틈없어야하고 그내용이 구체적으로 이행돼야 하는 것이다.우리는 공급계약체결협상이 만에 하나라도 정치적으로 이용되거나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양측이 모두 특별히 노력해줄 것을 거듭 당부한다.

1995-09-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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