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크루거저 미 스탠포드대 교수/「미 무역정책의 자충수」 요약

앤 크루거저 미 스탠포드대 교수/「미 무역정책의 자충수」 요약

입력 1995-07-21 00:00
수정 1995-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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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는 「개방·다자 무역체제」로 돌아가라/“공정무역” 앞세워 보호정책 강화는 무리/개방체제 약화땐 전세계가 손해·고통 받을것

미국은 최근 일본 및 한국 등과의 무역마찰에서 보듯 보호주의적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이같은 무역정책은 미국과 세계경제를 위해 개방·다자 원칙으로 환원돼야 한다고 주장한 앤 크루거 스탠포드대학 경제학교수겸 미경제학회 차기회장의 저서 「미국 무역정책의 자충수」를 요약소개한다.

지난 2백년간 세계경제가 진전했다는 최대의 증거로 통합성의 확대를 들 수 있다.19세기엔 영국이 국제경제의 틀을 짰으나 2차대전 전부터 영국의 패권이 축소된 탓에 전후에는 미국이 세계의 무역자유화를 이끌게 됐다.

전후 초반 국제무역의 틀은 다름아닌 미국의 외교정책이라 할 수 있었다.그러나 독일과 일본이 부흥하면서 무역이 미국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졌으며 유달리 특정이익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의회에 의해 무역정책이 결정되는 추세도 강해졌다.해가 지날수록 미국의 무역정책은 다자·단일적이 아닌쌍무·개별적 성격이 강한 방향으로 흘러갔다.이같은 현재의 정책방향은 그동안 지구촌 경제에 크게 공헌한 다자적 개방 무역틀을 야금야금 갉아먹는다.개방체제가 약해지면 전세계가 손해와 고통을 받을 것이다.

아담 스미스가 주장한 「보이지 않은 손」 이론 이후 자유무역의 의미는 명확하다.해외에서 보다 싸게 살 수 있다면 굳이 국내에서 이를 생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개방경제는 국제경쟁력과 생활수준을 현재와 같게 유지하거나 보다 개선하기를 원하는 나라에게 가장 잘 맞는 정책이다.

가트체제 출범 후 다자간무역협상 라운드가 연속되면서 관세인하와 무역장벽 제거에 많은 결실을 거뒀다.그런데 70년대 이후부터 미국의 무역정책은 「자유로우나 공정해야 하는 무역」을 강조하면서 이율배반적 성격이 강해졌다.때로는 개방다자 무역체제를 지지하다가도 때로는 「공정한 무역」이란 수사를 내세워 보호주의적 관행으로 흐르곤 한다.특히 최근년의 연속적 몇몇 정책 선택은 다자간 절차를 거의 전적으로 적용하던 전통에서 벗어나 개별국가 아니면소그룹 무역상대국과의 양자단독적 흥정으로 변질했음을 보여준다.

미의회는 해외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희생됐다는 국내 기업들의 불평에 대해 기업측의 입증 책임을 완화해 주는 대신 기업이익을 넘어설 수 있는 대통령의 재량권은 축소시켜왔다.

행정부 또한 가트체제에 의해 규제받는 관세율 조종은 포기하되 다양한 보호주의적 시행령의 적용을 위협하면서 개별 상대와 흥정을 벌여 다자간 협상에선 불가능한 「자의적」 수출제한 약속 등을 상대방에게서 받아내곤 한다.미국의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의회가 자체 권한으로 보호주의적 보복책을 강구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면서 자유무역체제에 대한 옹호 의사를 피력하는 셈이다.

그러나 미국 국가경제 이익의 대부분은 자유무역의 추구에서 발생된다.말많은 자동차,철강,섬유의복 산업에선 보호주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고용이 줄어들었다.소득분배의 형평성 제고와 비숙련 근로자 보호를 위한다는 그럴듯한 명분론이 제기되곤 하지만 이같은 사회적 목표는 자유무역 포기보다 비용이 덜 드는 다른 방도로 충분히 달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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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럽게도 이같은 보호주의적 정책으로 지구촌 경제가 입은 피해는 현재까진 그리 크지 않다.미국이 다자간협상 원칙을 재천명하고 개방다자 무역체제를 적극 지지할 중요한 순간이다.<정리=김재영 워싱턴특파원>
1995-07-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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