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쌀 물량 한국과 균형” 고수/북­일 교섭 타결 배경과 전망

일 “쌀 물량 한국과 균형” 고수/북­일 교섭 타결 배경과 전망

강석진 기자 기자
입력 1995-06-28 00:00
수정 1995-06-28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다량제공” 주장 자민과 5일간 격론/북한 체면 고려… 추가제공 협의 여지

북한과 일본의 쌀교섭이 27일 마침내 타결됐다.

합의내용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본틀,바꿔말해 제공물량과 조건은 합의됐다.제공물량은 무상 15만t 유상 15만t 모두 30만t으로 하되 북한측의 추가제공요청이 있을 경우 추가제공협의를 벌인다는 것이 기본 골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추가제공물량은 10만t이상의 물량이 대상으로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측은 당초 쌀을 주고 받는데 대해 입장을 같이하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타결을 볼 것으로 예상됐지만 제공물량과 조건을 둘러싼 북한과 일본의 입장차이가 작지 않아 지난 23일이후 닷새동안 진통을 거듭해 왔다.

북한은 연립여당과 선약이 있는 듯 입장을 취하면서 「무상 30만t,유상 70만t」을 요구해 왔다.

일본내에서는 자민당의 와타나베 미치오의원(지난 3월 연립여당 방북대표단장)과 가토 고이치의원 등 정치가들을 중심으로 가급적 많이 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정부는 30만t에서 한발도 움직이지 않았다.

일본정부가 쌀을 많이 줘도 식량 수급에 지장이 거의 없으면서도 예상외로 강력하게 버틴 것은 우선 한국정부의 입장을 살피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쌀 제공시기에 있어서도 한국보다 먼저 제공하기 어려웠을 뿐 아니라 물량도 한국보다 월등히 많이 주기는 어려웠던 것이다.또 국교정상화 교섭재개를 앞두고 북한의 식량사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없이 덥석 주머니를 열어 줄 수는 없다는 사정도 작용했다.

일본은 심지어 무상제공의 경우 정부개발원조를 사용해야 하는데 국교가 없는 경우 정부개발원조를 줄 수 없으므로 무상원조가 아닌 국제기구를 통한 증여(grant)의 형식으로 해 제공하겠다고 할 만큼 세세한 부분에서 따질 것은 모두 따지는 자세를 보였다.대신 북한의 체면을 고려해 추가제공협의의 문을 열어 주었다.앞으로 북한과 일본의 국교정상화 교섭의 전도가 험난할 것임을 예고해 주는 것이다.

북한측은 이날 교섭에서 30만t을 전부 유상제공으로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무상제공은 절차가 복잡하고 따라서 시간이 걸리기때문이다.결국 30만t을 받지 않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공짜도 마다해야 될 만큼 북한의 식량사정이 심각하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여하튼 이번 쌀교섭이 일단락됨에 따라 북한과 일본은 국교정상화교섭재개를 향해 한발 가까워졌다.따라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국제정세의 흐름도 새로운 변화의 미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북한으로서는 미국과의 경수로협상으로 정치적 족쇄를 풀고 일본과의 협상을 통해 경제의 활로를 모색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도쿄=강석진 특파원>
1995-06-28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동계올림픽 중계권의 JTBC 독점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폐막한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중계를 JTBC가 독점으로 방송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1. 독점이어도 볼 사람은 본다.
2. 다양한 채널에서 중계를 했어야 했다.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