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몰이 외면하는 유권자/전주 임송학 기자(표밭에서)

바람몰이 외면하는 유권자/전주 임송학 기자(표밭에서)

임송학 기자 기자
입력 1995-06-25 00:00
수정 1995-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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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열전을 치러 온 전북지역의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여야권을 막론하고 허탈한 기색이 역력하다.

새벽부터 한 밤까지 표밭을 누비지만 표가 뚜렷하게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지지해 줄 것 같지만,뒤돌아서면 「내 표」로 확신이 안 서는 분위기에 후보들은 맥이 빠진다.비단 전북만의 현상은 아닌 것 같다.

이에 대해 각 후보 진영은 선거 분위기가 차분했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하고 이른바 「바람몰이」 선거가 사라졌다고도 풀이한다.

전주 도심의 한 대형 음식점 주인은 『대목을 노렸지만 요즘은 오히려 평소보다 손님이 적다』고 푸념했다.

투표일을 사흘 앞 둔 24일 기자실을 찾은 조남조 전북도지사는 『당초 과열 및 혼탁한 선거 분위기를 크게 우려했으나,의외로 조용하다』고 평가했다.김대중 아·태재단 이사장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이지만 그의 유세가 지난간 후에도 차분함은 여전하다.

불법과 탈법을 엄격히 제한한 통합선거법의 공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한 사람이 열 도둑을 못 지킨다고 했다.후보자는 물론 유권자들이 「주지도 받지도말자」는 규칙을 잘 지켰다는 분석이 가능하고,이는 선거풍토가 제대로 자리잡는 징표라고 봐도 괜찮을 것 같다.

어느 새 두터워진 중산층은 후보자들이 열변을 토하는 정치 쟁점에 사뭇 냉정하다.이른바 「바람몰이」 선거가 맥을 못 출만큼 유권자의 의식이라고 총칭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자리를 잡아가는 현상이다.

불법선거 운동을 감시해 온 「전북시민 운동연합」 전봉호 상임대표(41·변호사)는 『무관심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그보다는 유권자들이 후보의 공약과 공약의 실현 가능성 등을 검토해,내심으로는 지지자를 정해 놓고 후보자들의 바람몰이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속단은 이르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통합선거법이 제시한 건전한 선거 문화 정착에 큰 디딤돌을 놓은 것만은 분명하다.
1995-06-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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