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컴퓨터 선거운동」 본격화/안방 유권자 파고들어 대규모 유세효과/PC통신 등 이용,손쉽게 상호대화 가능
요즈음 여의도 민자당사 3층의 선거상황실에 올라오는 현지 보고서들을 보면 정당연설회의 청중수는 서울이 5백∼1천명,지방은 2백∼5백명 정도에 불과하다.1천명을 어쩌다 넘어서면 사무처 요원들은 『대성황』이라고 반색이다.3천명이니 1만명 인파니 하는 지난날의 유세장과는 비교가 안되는 「조촐한 규모」다.
민주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참석하는 일부 집회의 「특이현상」을 뺀다면 대부분 3백∼7백명의 규모에 머무르고 있다.
민자당의 김운환 조직위원장은 이에 대해 『새 선거법 아래서는 지난날처럼 일당지급이나 차량동원을 통한 청중동원이 불가능한데다가 TV 전화 컴퓨터 등을 통한 유권자 접촉기회가 비할데 없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후보들은 따라서 유세장에 유권자들의 발길을 끌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있다.
무소속의 박찬종 서울시장후보가 모델지망생등 미녀 10여명을자원봉사자 자격으로 유세장에 동행하고 다니는 것을 비롯,민자당의 이인제(경기)·최기선(인천)후보,무소속의 윤석조 충북지사후보도 「미녀도우미」들을 연단주변등에 배치,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좀 낡은 수법이기는 하지만 연예인을 활용한 「손님끌기」도 자주 등장한다.민자당은 서울과 경기·인천·강원·충북등의 광역단체장 후보연설에 최영한·정주일의원등 연예인출신 당소속의원은 물론 탤런트 박규채 나한일 김혜리,개그맨 남보원 최병서 김학래,개그우먼 김미화씨등을 대동하고 있다.민주당도 조순 서울시장후보에게 탤런트 정한용씨등을 동행시키고 있다.무소속 박찬종 후보측에는 미스코리아 포토제닉상 출신의 김옥경씨와 가수 김종찬,개그우먼 이영자씨등이 유세장을 따르고 있다.K모·L모씨는 경쟁후보 유세장에 「겹치기 출연」을 하기도 한다.그러나 새 선거법은 연설회장에서의 공연을 금지시킨 까닭에 이들이 진가를 발휘할 수단이 별로 없어 「약효」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후보들은 집회형식의 정당·후보자연설회를 대폭 줄이는 대신 선거법이 새로 허용한 일명 「거리연설」 형식으로 시장·공터·상가·주택가등을 10∼20분씩 방문하는 「게릴라식 유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자민련의 강우혁 인천시장후보는 시장·공원등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다 행인이 많이 몰리면 뒤를 따르던 무개차에 올라 「기습 연설」을 하고 있다.
광주시 북구청장에 출마한 무소속의 오병남후보는 매일 새벽 선거구내 목욕탕을 한번씩 바꿔 도는 「목욕탕 유세」를 선보이고 있다.
연설회 자체를 「시민과의 대화」로 바꾸어 친밀감을 높이는 방법도 애용되고 있다.민자당의 이인제 경기지사후보는 지난 18일 용인군 수지면 풍림아파트단지에서 1백여명의 주민을 상대로 민원을 청취하는 것으로 연설을 대신했다.부산 북구청장에 무소속으로 나온 우주호후보는 아파트단지의 부녀자등을 상대로 순회간담회를 여는 게 선거운동의 전부다.
그러나 일부 후보들은 「거리연설」이 밤 11시까지 허용돼 있는 점을 최대한 활용,이른 아침이나 밤늦은 시간까지 주택가 등에서 확성기를 틀어대 항의를 받기도 한다.또시장안 좁은 통로에 자리를 잡아 「상권」을 침해,상인들의 눈총을 사는 사례도 간혹 있다.
「발로 뛰는」 선거운동 못지 않게 새로 각광받는 유권자 접촉수단은 전화·컴퓨터·자필서신 등 우편·통신수단이다.굳이 유권자와 대면하기 위해 몸을 혹사시키지 않고도 후보를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컴퓨터통신은 후보자측의 주입식 홍보에서 탈피 유권자의 의견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대화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정원식·조순·박찬종·황산성후보등 서울시장후보와 문정수(민자당)·노무현(민주당) 부산시장후보,조해녕(민자당)·이의익(자민련) 대구시장후보,최기선·강우혁 인천시장후보등 70여명이 하이텔 천리안 등 PC통신서비스에 온라인 전자포럼을 개설,전체 유권자의 57%를 차지하는 20·30대 젊은층에 파고들고 있다.
편지를 이용한 선거운동도 법정 홍보물이 대폭 축소·제한됨에 따라 후보들이 선호하는 선전수단이다.그러나 일부 후보들은 자필이 아닌 인쇄 및 복사된 편지를 발송하거나 직접 돌리다가 선관위에 적발되기도 했다.
전화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가장 즐겨쓰는 「선거운동 상품」.민자당은 「지방당원 서울전화걸기」를 통해 정원식 서울시장후보의 지지활동을 펴고 있고 조순·박찬종 후보측도 3백∼4백여명의 자원봉사자를 활용하고 있다.기초단체장 후보나 지방의원 후보들도 대부분 30∼50명 가량의 전화자원봉사자를 동원,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그러나 상대후보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새벽이나 심야에 벨을 울리는 「전화공해」가 적지 않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접촉범위가 제한돼 있는 연설이나 통신수단과 달리 거의 모든 가정에 보급돼 있는 TV나 라디오등 전파매체는 이번 선거를 통해 막강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지난달 27일 KBS가 정원식·조순·박찬종 후보를 공동초청,회견형식의 토론회를 가진데 이어 지난 11일 MBC,17일 KBS,18일 SBS가 세후보의 생생한 논쟁을 안방에 소개할 때마다 각 후보측은 지지율의 변화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SBS가 이미 경기도지사와 인천시장 후보 초청토론회를 가진 것을 비롯,지역방송국들도 앞다투어 시·도지사후보들의 공개토론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토론초청이 대부분 지명도가 높은 유력후보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어 신인이나 무명후보들에게는 「그림의 떡」으로 그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지난 11일에는 후보토론회에 초청받지 못한데 불만을 품은 대구시장 무소속후보측 운동원들이 방송국에 몰려가 방송을 방해하다가 처벌되는 사례도 있었다.
민주당의 제정구 당무기획실장은 『대중매체를 통한 후보감상은 화술이나 언변,단편적 인기관리에 능한 명망가만 양산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소규모 대중연설이나 시민·사회단체를 통한 검증기회를 확대함으로써 유능한 신예들의 충원을 촉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장경섭교수(사회학)는 『대규모 유세장이 퇴조하고 대중매체의 역할이 확대되는 것은 선진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그러나 정보량 확대라는 긍정적 측면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다매체·다채널시대에 맞게 토론주체나 메뉴가 보다 다양화·특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지방자치 기획취재팀 박성원 기자>
요즈음 여의도 민자당사 3층의 선거상황실에 올라오는 현지 보고서들을 보면 정당연설회의 청중수는 서울이 5백∼1천명,지방은 2백∼5백명 정도에 불과하다.1천명을 어쩌다 넘어서면 사무처 요원들은 『대성황』이라고 반색이다.3천명이니 1만명 인파니 하는 지난날의 유세장과는 비교가 안되는 「조촐한 규모」다.
민주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이 참석하는 일부 집회의 「특이현상」을 뺀다면 대부분 3백∼7백명의 규모에 머무르고 있다.
민자당의 김운환 조직위원장은 이에 대해 『새 선거법 아래서는 지난날처럼 일당지급이나 차량동원을 통한 청중동원이 불가능한데다가 TV 전화 컴퓨터 등을 통한 유권자 접촉기회가 비할데 없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후보들은 따라서 유세장에 유권자들의 발길을 끌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있다.
무소속의 박찬종 서울시장후보가 모델지망생등 미녀 10여명을자원봉사자 자격으로 유세장에 동행하고 다니는 것을 비롯,민자당의 이인제(경기)·최기선(인천)후보,무소속의 윤석조 충북지사후보도 「미녀도우미」들을 연단주변등에 배치,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좀 낡은 수법이기는 하지만 연예인을 활용한 「손님끌기」도 자주 등장한다.민자당은 서울과 경기·인천·강원·충북등의 광역단체장 후보연설에 최영한·정주일의원등 연예인출신 당소속의원은 물론 탤런트 박규채 나한일 김혜리,개그맨 남보원 최병서 김학래,개그우먼 김미화씨등을 대동하고 있다.민주당도 조순 서울시장후보에게 탤런트 정한용씨등을 동행시키고 있다.무소속 박찬종 후보측에는 미스코리아 포토제닉상 출신의 김옥경씨와 가수 김종찬,개그우먼 이영자씨등이 유세장을 따르고 있다.K모·L모씨는 경쟁후보 유세장에 「겹치기 출연」을 하기도 한다.그러나 새 선거법은 연설회장에서의 공연을 금지시킨 까닭에 이들이 진가를 발휘할 수단이 별로 없어 「약효」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후보들은 집회형식의 정당·후보자연설회를 대폭 줄이는 대신 선거법이 새로 허용한 일명 「거리연설」 형식으로 시장·공터·상가·주택가등을 10∼20분씩 방문하는 「게릴라식 유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자민련의 강우혁 인천시장후보는 시장·공원등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다 행인이 많이 몰리면 뒤를 따르던 무개차에 올라 「기습 연설」을 하고 있다.
광주시 북구청장에 출마한 무소속의 오병남후보는 매일 새벽 선거구내 목욕탕을 한번씩 바꿔 도는 「목욕탕 유세」를 선보이고 있다.
연설회 자체를 「시민과의 대화」로 바꾸어 친밀감을 높이는 방법도 애용되고 있다.민자당의 이인제 경기지사후보는 지난 18일 용인군 수지면 풍림아파트단지에서 1백여명의 주민을 상대로 민원을 청취하는 것으로 연설을 대신했다.부산 북구청장에 무소속으로 나온 우주호후보는 아파트단지의 부녀자등을 상대로 순회간담회를 여는 게 선거운동의 전부다.
그러나 일부 후보들은 「거리연설」이 밤 11시까지 허용돼 있는 점을 최대한 활용,이른 아침이나 밤늦은 시간까지 주택가 등에서 확성기를 틀어대 항의를 받기도 한다.또시장안 좁은 통로에 자리를 잡아 「상권」을 침해,상인들의 눈총을 사는 사례도 간혹 있다.
「발로 뛰는」 선거운동 못지 않게 새로 각광받는 유권자 접촉수단은 전화·컴퓨터·자필서신 등 우편·통신수단이다.굳이 유권자와 대면하기 위해 몸을 혹사시키지 않고도 후보를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컴퓨터통신은 후보자측의 주입식 홍보에서 탈피 유권자의 의견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대화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정원식·조순·박찬종·황산성후보등 서울시장후보와 문정수(민자당)·노무현(민주당) 부산시장후보,조해녕(민자당)·이의익(자민련) 대구시장후보,최기선·강우혁 인천시장후보등 70여명이 하이텔 천리안 등 PC통신서비스에 온라인 전자포럼을 개설,전체 유권자의 57%를 차지하는 20·30대 젊은층에 파고들고 있다.
편지를 이용한 선거운동도 법정 홍보물이 대폭 축소·제한됨에 따라 후보들이 선호하는 선전수단이다.그러나 일부 후보들은 자필이 아닌 인쇄 및 복사된 편지를 발송하거나 직접 돌리다가 선관위에 적발되기도 했다.
전화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가장 즐겨쓰는 「선거운동 상품」.민자당은 「지방당원 서울전화걸기」를 통해 정원식 서울시장후보의 지지활동을 펴고 있고 조순·박찬종 후보측도 3백∼4백여명의 자원봉사자를 활용하고 있다.기초단체장 후보나 지방의원 후보들도 대부분 30∼50명 가량의 전화자원봉사자를 동원,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그러나 상대후보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새벽이나 심야에 벨을 울리는 「전화공해」가 적지 않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접촉범위가 제한돼 있는 연설이나 통신수단과 달리 거의 모든 가정에 보급돼 있는 TV나 라디오등 전파매체는 이번 선거를 통해 막강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지난달 27일 KBS가 정원식·조순·박찬종 후보를 공동초청,회견형식의 토론회를 가진데 이어 지난 11일 MBC,17일 KBS,18일 SBS가 세후보의 생생한 논쟁을 안방에 소개할 때마다 각 후보측은 지지율의 변화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SBS가 이미 경기도지사와 인천시장 후보 초청토론회를 가진 것을 비롯,지역방송국들도 앞다투어 시·도지사후보들의 공개토론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토론초청이 대부분 지명도가 높은 유력후보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어 신인이나 무명후보들에게는 「그림의 떡」으로 그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지난 11일에는 후보토론회에 초청받지 못한데 불만을 품은 대구시장 무소속후보측 운동원들이 방송국에 몰려가 방송을 방해하다가 처벌되는 사례도 있었다.
민주당의 제정구 당무기획실장은 『대중매체를 통한 후보감상은 화술이나 언변,단편적 인기관리에 능한 명망가만 양산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소규모 대중연설이나 시민·사회단체를 통한 검증기회를 확대함으로써 유능한 신예들의 충원을 촉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장경섭교수(사회학)는 『대규모 유세장이 퇴조하고 대중매체의 역할이 확대되는 것은 선진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그러나 정보량 확대라는 긍정적 측면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다매체·다채널시대에 맞게 토론주체나 메뉴가 보다 다양화·특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지방자치 기획취재팀 박성원 기자>
1995-06-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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