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흑색선전(오늘의 눈)

씁쓸한 흑색선전(오늘의 눈)

서동철 기자 기자
입력 1995-06-10 00:00
수정 1995-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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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이 상대에게 방패를 쥐어준뒤 휘두르는 단검이라면 비방은 상대의 두손을 오랏줄로 묶어놓고 내리치는 장검이라는 말이 있다.그런데 비판의 장이어야 할 우리 정치권이 또다시 비방의 먹구름에 휩싸여 있다.

사실 정치권의 비방전은 새로운 것도 아니고,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그럼에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비방전은 이제 가장 저열한 단계인 흑색선전전의 양상으로 까지 추락해 버린 것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특히 『민자당이 서울시장선거에서 정원식후보가 아니라 무소속의 박찬종 후보를 지원해 민주당의 조순 후보를 떨어뜨리려 한다』는 민주당 박지원 대변인의 8일 발언은 정도를 심각하게 넘어섰던 것 같다.한 주간지의 「미보도 기사」를 인용한 그의 발언은 많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당연히 민자당과 박후보,그리고 주간지측이 발끈했다.이 세 피해당사자는 민주당 대변인의 발언을 격렬히 반박함으로써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는 길 밖에 없었다.

민자당 박범진 대변인의 반박에 「파렴치한 짓」이나 「도덕적 파탄자」같은 거친 단어가 등장하고 『민주당의 조순 후보도 자신의 경쟁자를 음해하는 비열한 흑색선전이 자신과의 야합에 의해 나온 것인지를 분명히 밝히라』고 「역공」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무죄를 항변하기 위해 집권여당의 공식논평으로는 격에 맞지않는 심한 표현이 들어간 것이다.

어쨌든 민주당 박 대변인의 발언은 불과 하루만에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다.그럼에도 또 한가지 걱정이 고개를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민주당이 이번 일로 비판을 받고 있음에도 대차대조표에는 혹 「흑자」로 기록해 놓은 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민주당 뿐 아니라 그 누구라도 흑색선전으로 지탄을 받아서 잃는 것 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다고 판단한다면 앞으로도 이처럼 비열한 선거전략은 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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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문제의 해결도 유권자의 몫으로 남는다.「흑색선전=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는 등식을 27일 선거에서 표로 확실히 보여주어야 할 것같다.<서동철 기자>
1995-06-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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