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핵 분리의 신호/종교계 인사 방북 승인 배경

남북교류­핵 분리의 신호/종교계 인사 방북 승인 배경

구본영 기자 기자
입력 1995-05-04 00:00
수정 1995-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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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 활성화로 변화 유도」전략 구체화/북도 경제과실 희망… 관계개선 진전 기대

정부가 3일 종교계 인사 8명에 대해 방북을 승인한 것은 각종 교류의 활성화로 북한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관계가 극단적 긴장상태에 빠지지 않는한 경제교류는 물론 종교·학술·예술 등 사회·문화교류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기존 방침의 연장선상에 있는 조치다.나웅배 부총리겸 통일원장관 등 당국자들이 기회있을 때마다 이같은 입장을 천명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치는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를 거부해 북한핵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취해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핵문제와 사회·문화교류를 분리해 다루겠다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제네바 북·미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행되지 않고 있는 남북 당국간 대화를 유도하기 위한 적극적 제스처라고도 할수 있다.이번 조치가 북·미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측에 남북대화에 응하도록 종용하는 노력과 병행해 나왔다는점이 그같은 해석을 가능케 한다.

큰 틀에서 보면 이번에 종교인 교류가 성사되기까지는 남북 당국간 「동상이몽」이 개재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우리측으로선 종교인들의 방북을 통해 북한의 개방을 유도해나간다는 장기 포석을 염두에 두고 있다.이에 반해 북측 입장에선 과거에도 그랬지만 종교교류도 궁극적으로는 「대남 사업」의 일환일 뿐이다.

다만 북측이 이번에 우리측 기독교인사들을 초청한 것이 반드시 종전처럼 우리 당국과 민간을 이간시키는 통일전선전략 전개에 주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그보다는 우리측 민간부문으로부터 경제적 과실을 얻는데 더 큰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실제로 준당국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의 기독교 관계자가 평양고보 동창인 우리측 기독교인사에게 『풍금이나 성서보다는 자금지원을 해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했다는 첩보도 있다.

물론 정부도 이같은 역기능을 내다보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향적으로 방북을 허용한 것은 체제우위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북한의 변화 유도라는 순기능이 더 크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이번 조치가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조국평화통일추진 불교인협의회」(약칭 평불협)등 여타 주요 종교인사나 문화계인사들의 방북러시로 이어질지 여부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그렇지 않아도 광복 50돌을 맞는 올해는 남북간 종교를 포함한 각종 사회·문화교류 움직임이 봇물처럼 터져 나올 조짐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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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남북간 종교교류가 당장 급상승세를 타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일대 전기를 마련할 개연성은 여전히 크지 않다.우리측이 순수 종교목적등의 단서로 방북허용 여부를 선별하기에 앞서 당장 체제동요를 우려한 북측의 수용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구본영 기자>
1995-05-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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