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대통령/탈레반 공세에 굴복/랍바니의 정권이양 결정 안팎

아프간 대통령/탈레반 공세에 굴복/랍바니의 정권이양 결정 안팎

김재순 기자 기자
입력 1995-02-24 00:00
수정 1995-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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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반군측선 장교 등 결집… 세력화 시도/유엔 중재도 효력… 3년 내전종식 기미

부르하누딘 랍바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22일 장기내전에 따른 인명손실과 경제피폐의 책임을 지고 다음달 21일 조건없이 정권을 이양키로 약속함에 따라 아프간내전이 마침내 막을 내릴수 있을 것이란 희망적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프간에서는 지난 78년 옛 소련의 군사개입으로 시작된 14년간의 전면내전이 끝나고 92년 4월 공산정권이 붕괴된 이후에도 회교반군 파벌간의 주도권 다툼이 3년째 계속돼 2만5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회교근본주의 학생무장세력인 「탈레반」의 등장으로 상황은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했다.이슬람학교 학생들과 퇴역장교,탈영 게릴라 등을 주축으로 결성된 「탈레반」은 내전에 지친 민중들로부터 내전종식과 진정한 이슬람국가 건설이라는 오랜 숙원을 실현시킬 유일한 희망으로 전폭적 지지를 받으면서 아프간내 최대세력으로 급속히 떠올랐다.

2만5천명의 병력과 기존 반군들로부터 탈취한 2백대의 탱크,10여대의 항공기로 무장한 탈레반은 결성 4개월만에 전국토의 3분의1을 평정했으며 지난 21일부터는 수도 카불을 포위,랍바니 대통령측과 최대의 반정부 세력인 굴부딘 헤크마티아르 전총리 세력의 대결로 상징되던 내전양상을 단번에 바꿔 버렸다.탈레반의 지원세력은 아프간에 호의적인 정부가 들어섬으로써 중앙아시아로 통하는 교역로를 확보하려는 파키스탄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같은 탈레반의 급부상에 위협을 느낀 랍바니 대통령은 지난 14일 기존 회교반군(무자헤딘)10개 파벌과 평화협상을 재개,대응책을 모색했다.반군세력과의 협상에 따라 랍바니 대통령은 지난 20일 회교세력 대표 30인으로 구성된 집권평의회에 정권을 이양할 계획을 세웠었다.그러나 랍바니 대통령은 결국 모든 무장파벌의 해체와 진정한 회교정권수립을 요구하며 새 강자로 떠오른 탈레반과 새 정부 구성을 위한 기구발족을 촉구하는 유엔의 압력앞에 무조건 권력이양이라는 항복선언을 할수 밖에 없게된 것이다.

아프간 상황의 이같은 급진전에 따라 현재 새로이 집권평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4인 실무진이 결성됐으며 정권이양에 따른 치안유지를 위해 보안군이 조직됐다.탈레반도 일단 아프간 국민들의 뜻에 부응하는 회교정부를 수립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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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프간정국이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정부군을 비롯한 아프간내 모든 무장세력을 몰아내고 엄격한 이슬람법을 따르는 회교국가 수립을 목표로 해온 탈레반이 앞으로 전개될 유엔 중재하의 새 정부 구성과정에서 자신들의 주장이 다소라도 희석된다고 판단한다면 언제라도 이에 반발해 독자적인 권력장악에 나설 가능성을 안고있기 때문이다.<김재순 기자>
1995-02-2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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