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주도권 다툼속 조직원 급속 이탈(오늘의 북한)

조총련/주도권 다툼속 조직원 급속 이탈(오늘의 북한)

입력 1995-01-09 00:00
수정 1995-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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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사후 그심점 상시… 송금 격감/한덕수 돌아와 위기상황 타개 부심

김일성사후 최근 재일조총련 조직이 심각한 동요를 겪으면서 각종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김일성이라는 구심점이 사라진 가운데 조총련 상부조직의 헤게모니다툼이 내연하는가 하면 하부 조직원 이탈이 빈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같은 조직균열의 여파에다 최근 일본의 경제불황이 겹쳐 조총련의 대북송금이 격감하자 북한당국도 상당히 몸이 달아있는 상황이다.

북측은 지난해 11월 7개월 전에 북한에 영구귀국시킨 것으로 알려진 한덕수 조총련의장을 일본으로 급거 귀환시켰다.이는 조총련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북한당국의 고육책이라는 게 정부당국의 해석이다.

한이 지난해 4월26일 북한에 들어갈 당시 조총련을 김정일체제로의 개편을 위한 영구귀국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93년 7월 조총련 규약에도 없는 책임부의장직을 신설하고 김정일이 심복인 허종만을 그 자리에 앉힌 조치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김정일은 지난 연말에도 70년대초까지부의장으로 있으면서 한과 라이벌 관계였던 김병식을 일약 부주석으로 발탁하는 등 조총련 장악과 이를 통한 송금라인 확보에 안간힘을 쏟았다.그러나 한의 귀환은 김정일체제의 출범에 맞춘 조총련 조직개편이 무리라는 것을 자인한 결과라는 분석이다.김정일의 위신실추를 감수하면서까지 조총련 지휘부를 김병식부주석­허종만책임부의장라인에서 한덕수의장­이진규수석부의장 라인으로 환원시켰기 때문이다.

한의 롤백이후 조총련은 조직재건을 위한 갖가지 묘안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한다.특히 최근 서울에 온 민단측의 정몽주조직국장의 제보에 따르면 민단 구성원들에게도 적극적인 접근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요즘 일본 전역에서 강연회를 개최,북­미회담 타결이 김정일의 공적이라는 식으로 선전하고 있다든가 「10만호 동포방문 담화운동」 등을 통한 조직점검을 벌이고 있는 것이 그 대표적 사례다.학령전 어린이 1만명 찾기운동도 조직확대사업의 일환이다.재일동포 여성중 20∼30대 어머니들과 적극적 연계를 도모,0∼6세 유아들의 실태를파악,조총련 조직으로 편입시키고 있는 것이다.

조총련의 이같은 움직임은 절박한 외화난을 해결하기 위한 북한당국의 「원격조종」아래에 이뤄지고 있음은 물론이다.조총련 산하 신용조합의 예금고는 약2조1천6백억엔으로 북한 연간 GNP의 50%에 육박하고 있고,92년 한해만해도 약 8백억∼1천3백억엔 정도의 조총련 자금이 북한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으로 귀환한 한은 구보와타루 사회당서기장 등 일본 정계인사들과 접촉,북일 수교협상 분위기 조성에 주력하는 한편 대북 송금증액을 위한 모금운동 채비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허종만 주도의 조총련 활동을 중앙상임위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시도도 구성원들의 참여욕구를 높여 이탈을 막으려는 정지작업인 셈이다.그러나 대부분 상업인구인 산하 조직원들이 이미 북한의 무리한 송금독려에 염증을 느끼고 있어 이같은 조직 추스리기의 효과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따라서 이 과정에서 수뇌부의 갈등만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구본영기자>
1995-01-0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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