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내실 추구” 의지/연두회견속 대북정책 기조

“남북관계 내실 추구” 의지/연두회견속 대북정책 기조

구본영 기자 기자
입력 1995-01-07 00:00
수정 1995-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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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자신감 바탕,평양태도 변화 유도

김영삼대통령의 올해 연두 기자회견 내용의 두드러진 특징중의 하나는 남북문제에 관한한 전례없이 절제된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일 것이다.

임기 첫해나 지난해 연두회견에서와는 달리 파격적인 대북 제의도,수사적인 강렬한 화해 제스처도 담겨있지 않았다.특히 북측의 권력승계가 완결된뒤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원론적 입장표명 이외에는 당초 기대됐던 구체적인 남북대화 재개일정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신중한 자세야말로 남북문제가 여전히 청와대측의 최우선 관심사임을 역설적으로 입증한다는 것이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때문에 통일문제에 대해 말을 아끼는 듯한 김대통령의 태도는 구호가 아닌 내실있는 남북관계 개선을 추구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봐야할 것이다.김대통령은 이를 「남북관계의 실질적 개선」추구로 요약했다.

바꿔 말하면 남북간의 대화를 위한 대화나 공허한 명분논쟁을 지양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시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한마디로 『북한체제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서두르지 않고 북한의 태도변화를 기다리거나 유도하면서 남북관계를 풀어 나가겠다』(통일원 구본태통일정책실장)는 메시지라는 얘기다.

상호비방 금지등 남북간의 진취적인 합의가 북한측에 의해 휴지처럼 구겨지고 있는 마당에 새로운 대화제의는 실효가 없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김대통령도 이날 『지금까지 비핵화공동선언등 많은 합의를 보았지만 북한은 이를 지키지 않고 매일같이 비방만 하고 있다』며 유독 이 문제에 관한한 단호히 지적했다.

남북한 화해·협력의 실질적 진전을 강조한 이면에는 지금까지의 체제경쟁의 결과와 앞으로의 향방에 대한 자신감도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단계적 경협 활성화 조치나 경수로 지원등 민족발전공동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할 뜻을 피력한 것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서 최근 북한의 경직적인 대남자세에도 불구하고 분단 50주년을 맞는 올해는 어떤 형태로든 남북관계의 진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 관측을 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이는 일차적으로 제네바 북·미 합의에 따라어차피 남북대화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근거로 하고 있다.나아가 세계사의 대세인 개혁과 개방을 북한당국도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장기 전망과도 무관치 않은 것이다.<구본영기자>
1995-01-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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